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애 Dec 05. 2020

지친 당신에게 위로와 공감을 전해주는

«애쓰지 않고 편안하게»

너무 열심히 사느라 돌보지 못했던 ‘나’를 위해 위로와 공감을 전해주는 책이다.


베스트셀러 순위권에 있을 만큼 유명했던 책이지만 최근에 읽게 되었다. 가는 서점마다 조명을 받으며 진열대 위에 놓여있는 책을 보고 괜한 반항심에 눈길조차 두지 않았기 때문이다. 인스타그램 감성을 그대로 옮겨다 놓은 것 같은 낯간지럽고 허울뿐인 말들의 집합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번아웃 증후군을 겪고 자신을 돌보기 위해 찾았던 책 중에 가장 마음에 와닿았다. 대학에 와서 처음으로 도전하는 일에 지나치게 몰두해 극도의 피로감을 느꼈던 적이 있다. 열정을 가지고 달려드는 것은 좋았지만, 할 수 있는 만큼만 불태웠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어디서 나왔는지 모를 열정에 할 수 없는 일도 할 수 있게 만들려고 했다. 그 나이대에 가질 수 있는 패기였지만 동시에 버릴 수 없는 미련이었다.


완벽한 결과를 내기 위해 자신을 태우는 일에 박차를 가할수록 견디기 힘들었다. 나를 받치고 있던 중심이 무너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더불어 들인 노력에 비해 결과는 미미했고, 기대한 만큼의 보상은 없었다. 무기력증이 찾아오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에너지를 모두 소비해서 얻은 무기력증이라니.


«애쓰지 않고 편안하게» 표지 ©교보문고


책에서는 균형을 찾는 일이 얼마나 중요하고 필요한 것인지 말한다. 일과 삶의 균형이라는 ‘워라밸(work-life balance)’과 비슷하게 들리지만, ‘관계’의 균형에 더 집중했다. 


작가는 나와 관계 사이, 신뢰와 불신 사이, 경계와 허용치 사이, 혼자의 외로움과 관계의 괴로움 사이 등 균형 앞에 들어가는 모든 관계를 짊어진 우리가 조금 더 유연해지고 단단해질 수 있기를 바랐다. 여러 관계에 애쓰느라 지친 우리에게 전하는 작가의 위로와 공감은 우리가 수많은 순간에 무너지지 않고 균형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책의 목차만 봤는데 마음이 따뜻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하나같이 고개가 끄덕여지는 유쾌한 제목에 우울했던 기분도 붕 떴기 때문이다. 제목만큼이나 내용도 상쾌하며 통쾌할뿐더러 나에게 한없이 다정했다. 내가 했던 생각과 느꼈던 감정을 세세하게 드러내며 힘듦을 보듬어주고 적절한 조언을 전해주었다.


특히 6장 ‘냉담해지지 말고 다정하게’에서 번아웃 금지에 대한 이야기는 책을 덮은 후에도 오래 기억에 남았다. 목표를 세우고 이루기 위해 치열하게 살아가는 과정을 당연시하게 되어 나타나는 후유증은 이미 재만 남은 내가 견딜 수 없었다. 자신의 몸과 정신을 혹사하며 한계를 넘었지만 나를 지탱해주는 것이 없기에 결국 붕괴해버리고 말았다. 


사실은 잃기 위해 얻은 것은 아닐까 싶을 정도로 무기력해졌던 내가 떠올랐다. ‘나’를 중심으로 시작했던 일이었는데 끝에 내가 없었다.



오랬동안 너무 애써온 당신에게
삶에서 스스로를 소외시켰던 당신에게
이제는, 다정해도 괜찮다. 

«애쓰지 않고 편안하게» p.236



자신을 아끼고 소중히 보듬어줘도 부족한 시간에 스스로 속박하고 착취하며 죄의식에 시달렸다. 가장 중요한 건 언제나 나 자신인데 말이다. 그래서 이제는 정확한 표현으로 나를 지키면서도 사소한 일에는 날 세우지 않기 위해 나의 상태를 예민하게 살피고자 한다. 또한, 내가 편안하기 위해 회복할 시간을 주고 방법을 찾고자 한다.


‘삶의 가장 중요한 것을 잃지 않기 위하여’ 


프롤로그 이후 첫 장에 쓰인 말처럼.

작가의 이전글 문자와 물방울의 만남, '물방울 화가' 김창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