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말도 영어도 이도저도

말하기의 중요성

by 한지애

해외생활을 아프리카 말라위에서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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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에서 일을 했기 때문에 영어보다도 현지어 사용을 더 많이 해야했다.

영어를 막 쓰기 시작했던지라 오히려 마을 주민이나 나나 서로 정말 소통을 위한 일차적 소통을 했다.

그래도 그곳에 3년 가까이 있었고, 마을에서 나와서 시내로 가면 나같은 봉사단원들이나 해외 여행자들이 많기에 영어를 향상시킬 수 있는 기회나 동기부여가 컸다.


그러다 런던에서 석사를 하면서는 한국어를 쓸 기회가 별로 없었고, 논문을 쓰면서도 나는 한국어로 생각하고 영어로 쓰는 식의 이중 사고를 거치지 않았다. 분명 그랬기에 내가 읽는 영문자료는 더 광범위하게 읽고 이해를 했을지는 모르나, 개인적인 수준에서 깊게 아주 세밀한 문화적 표현이나 뉘앙스까지 소화하지는 못했으리라.


상황은 지금 독일에 와서 더욱 더 악화된 듯 하다.

포르투갈 남자친구와 함께 지내며, 주변 음악을 하는 지인들이 국제적인 배경이라 영어를 쓰긴 하지만 지금 록다운 상황에서 잘 만나지도 않고, 더불어 우리 주민들과는 가끔 영어를 쓰지만 우리가 독일어를 배워야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영어를 쓰면서도 그리 편하지가 않은 마음이었다.


그래서 글쓰기와 문학 읽기가 참 중요한 것 같다.

내가 말을 못하는 것은 표현력의 부족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묘사하고 싶은, 그리고 싶은 것을 입 밖으로 내뱉지 못하는 것이, 과거에는 '굳이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된다.'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지금은 생각이 조금 달라졌다. 그렇다면 인간의 관계성과 창의성은 어디서 오는 것인가.


말을 하든, 글을 쓰든 나는 표현과 자기 색깔이 없는 사람이 되고 싶지는 않았다.


그래서 지금은 내가 가장 소홀히했던 우리말과 우리글에 다시 집중을 하고 있다.

거기에 류시화 작가의 수필과 번역서들이 큰 힘이 되고 있다. 잘 쓰는 글, 마음을 잘 담은 글을 읽는 것 만큼 기쁜 일이 없다. 잘 써진 글을 보며 나도 그런 온기와 그 사람만의 냄새가 나는 글을 쓰고 싶다.


언어는 우리의 습관인데, 다른 습관들도 그렇듯 우리가 무의식적으로 간과하고 나쁘게 내 몸에 익숙해져버리는 경우가 아쉽게도 많은 것 같다. 더 늦지 않게 조금씩 조금씩 교정을 해야겠다. 그리고 그렇게 하고 있으니, 이미 시작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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