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남편이 말했다. 카페에서 우연히 본 한 덩치가 큰 남자의 옷차림이 꽤 이뻐 보였다고, 자신도 한번 입어보고 싶다고. 궁금한 마음에 함께 사진을 들여다보니, 요즘 한창 화제가 되고 있는 ‘영포티’ 스타일의 옷이었다. 브랜드는 우영미.
순간, 괜한 조롱거리로 남편이 소비되게 하고 싶지 않아 ‘영포티’라는 단어가 왜 생겼는지, 그 속엔 어떤 이미지가 덧씌워져 있는지를 설명해 줬다. 그런데 곰곰이 생각해 보니, 그런 말 자체가 어쩌면 질투 섞인 시선에서 비롯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능력 있고, 멋있게 나이 들어가는 이들에 대한 불편한 시선이 만들어낸 괴상한 프레임. 누가 몇 살이든, 뭘 입든, 그게 무슨 상관인지.
그렇게 어느 날, 바쁜 남편과 시간을 내어 백화점에 갔다. 우영미 매장에 가서 옷을 쭈-욱 둘러보다 그 셔츠를 입었는데, 입는 순간 바로 ‘이건 사야겠네..’라는 생각이! 핏과 디테일이 확실히 달랐다. 정말 이뻤다. 나도 사고 싶을 정도로.. 게다가 워낙 몸의 선이 이쁜 남편이라 더 이뻐 보였을지도. 전에 남편이 덩치 큰 남자가 입었는데도 이쁘다고 한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이건 남편이 꼭 입어야만 할 옷이라 선물해 줬다. 나오는 길에 남편이 말했다. “난 영포티 아니고 그냥 포티!”라고.
지애롭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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