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0월 22일의 글
오늘은 아빠가 하늘로 여행을 가신지 1년이 되는 날이다.
아빠에 대한 허전함과 그리움, 슬픔은 1년이 지났다고 해서 덜해지지 않았다. 그 마음 위로 굳은살이 더해져 단단해졌고 그 속의 슬픔은 더 깊고 진해졌다.
아빠가 긴 여행을 떠난 후, 오랫동안 곁에 있던 사람의 부재에 대한 상실감에 대해 나는 아직도 적응이 되지 않았고 그것에 대한 조금의 정의조차 내리지 못하고 있다.
그저 이 과정에서 내 마음속에 새기고 있는 것은 <인간은 한없이 약한 존재이며 대단할 수 있으나 동시에 아무것도 아닌 존재일 수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같은 인간이라면 모두가 동등하다. 그리고 시간이라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귀한 것이며, 절대 시간이 먼저 인간에게 자비를 베풀지 않고, 그 시간 속에서 내가 주체적으로 살아가고 후회 없는 삶을 살아가고자 노력해야 한다>라는 것.
얼마 전, 꿈에 아빠랑 아빠의 차를 타고 어디를 간 것 같은 꿈을 꿨는데, 그 차가 너무 멋지고 건물처럼 컸다. 내부 일부분에 진흙이 조금 묻어있어서 그 부분을 청소해 주고 아빠가 있는 자리로 갔는데 앞에 큰 창으로 보이는 풍경이 정말 판타지 영화처럼 너무 멋졌다. CG같이 정말 너무 아름답고 신기한 광경이었다. 멈춰 서서 넋을 놓고 보다가 나는 말했다.
"우와~아빠! 풍경이 정말 멋지다"
풍경을 한참 같이보다
"아빠 이제 우리 밥 먹으러 가자"
라고 말했고, 아빠는 아빠 특유의 정말 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빠는 이제 밥 안 먹어도 저 풍경만 봐도 배불러~"
라고 말이다. 그 순간 나도 꿈속이지만 속으로
'하긴 그럴만하다 저 풍경은 진짜 너무 아름답다'
라고 생각했다. 아빠는 정말 행복하고 편안해 보였다.
그러고 난 그 꿈에서 깼다. 늘 아빠 꿈을 꾸고 깼을 땐 너무 슬퍼서 눈물부터 났는데, 그날은 신기하게 부러울 정도로 멋진 그 풍경이 아빠보다 잔상에 더 많이 남았다. 그리고 슬프지도 않고 눈물도 나지 않았다. 며칠이 지나고 남편에게 이 꿈얘기를 했다. 슬프지가 않아서 너무 신기했다고 말했더니 남편은 이 이야기를 듣고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말했다.
"아버지가 본인이 계신 데에 자기를 초대했나 보다. 보여주시려고. 잘 있다고. 좋은 곳이라고. 자랑하시려고"
이 말을 듣는데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맞는 것 같아서.
엄마는 아빠가 꿈에 한 번도 안 나온다 하고 언니도 사실 자주 안 나온다는데, 나는 왜 이렇게 자주 나오고 중요한 일이 있거나 좋은 일이 있을 때마다 아빠가 나올까. 그래서 생각해 봤는데 하늘에서는 가족들에게 나타날 수 있는 <꿈 등장권> 같은 게 어쩌다 주어지는 게 아닐까? 뭔가 상처럼 주어지는 그런 거. 그 기회가 생기면 딱 한 명한테만 나타날 수 있는 <꿈 등장권> 말이다. 그래서 아빠는 그 <꿈 등장권> 선택을 막내딸인 나를 제일 많이 선택해 주는 게 아닐까 생각했다.
지애롭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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