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배

도자기별 마그넷

by 지애롭게


오래전, 친구와 강릉을 여행하며 들렀던 도자기별. 그날이 내 첫 방문이었다. 며칠 전 영상 파일 정리를 하다가 봤던 그때의 여행. 2020년 2월. 그때의 여행에서 나는 강릉의 밤바다 수평선 위로 반짝이던 오징어배 불빛을 처음 보았다. 어둠 위에 점점이 박힌 불빛들이 마치 별무리처럼 떠 있는 듯해서, 잔상이 참 오래 마음에 남았었다.


그 기억을 작은 기념으로 간직하고 싶어 도자기별에서 오징어배 마그넷을 사려 했지만, 품절이었다. 아쉬운 마음을 달래며 방파제 마그넷만 손에 쥐고 돌아왔고, 몇 해 뒤 남편과 다시 찾았을 때도 오징어배 마그넷은 또 없었다. 그런데도 이상하게 속상하기보다는, ‘다음에 또 와야지’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었다. 어쩌면 도자기별은 오징어배 마그넷 때문이 아니라, 그 마그넷을 핑계로 자꾸만 들르고 싶게 만드는 공간이었는지도 모르겠다.


통창 너머로 펼쳐지던 바다의 푸른 결, 그리고 실내 가득 매달린 유리 모빌들이 흔들리며 만들어내던 청량한 빛. 그곳은 언제 가도 공기가 맑고 투명해서, 잠시 머무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씻기는 기분이었다. 그렇게 막연히 몇 해가 흐른 며칠 전, 도자기별이 사라진다는 소식을 들었다. 끝내 나는 오징어배 마그넷을 사장님께 부탁해 택배로 받게 되었다.


오징어배만 주문했는데, 함께 도착한 행운의 돌고래 꼬리 열쇠고리 하나. 작은 선물 하나에 괜히 마음이 잠시 이상했다. 도자기별은 나에게만 특별한 곳이 아니라, 아마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도 빛나는 조각처럼 남아 있는 곳이지 않을까. 어떤 공간은 사라져도, 그곳에서 건져 올린 마음의 풍경만큼은 오래도록 잊히지 않으니까.





지애롭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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