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보다 가난한 첫 세대입니다

삶은 원래 불공평하다.

by 지안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자산을 보유한 세대는 50~60세대다. 퇴직 직전에 재산이 가장 많은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우리는 부모님처럼 부를 축적하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 왜일까?




우선, 부모 세대보다 대학 진학률이 높아지면서 사회 진출 전까지 들어가는 비용이 크게 증가했다. 학자금 대출을 갚으며 커리어를 시작하는 신입들이 많아졌고, 4년제 대학을 졸업한 이후에도 취업 준비와 더 나은 스펙을 위해 시간을 보내며 사회 진출 시기가 늦춰지고 있다.

또한, 대부분의 선진국들이 그렇듯 우리나라도 저성장 시대에 접어들었다. 1970~1990년대의 고도성장기에는 집 한 채만 사둬도 노후가 보장되고, 외벌이로도 충분히 먹고 집사기 충분했던 시기다. 그 뒤로 발생한 IMF사태로 인해 크고 작은 회사들이 줄도산을 하면서 소득 및 자산의 양극화가 심화되었다.

이 양극화된 부가 대물림되어 잘 해소되지않은 상태에서 부동산 가격이 급등하면서 우리 세대의 주거비 부담이 크게 늘었다. 이는 결혼 및 출산 포기로 이어지고 있어서 오죽하면 '결혼은 중산층 이상의 문화다' 라고 하는 청년들이 있을 지경이다.


2023년 8월, 통계청 사회조사에 따르면 결혼을 미루는 이유로 ‘결혼자금 부족’을 꼽은 비율이 33.7%로 가장 높았다. 주변에서는 아이를 낳지 않는 이유로 "가난을 물려주기 싫어서"라는 말을 흔히 들을 수 있다. 상대적으로 부유하지 않으면 결혼과 출산을 주저하거나 포기하는 것이다. "남들만큼 살지 못할 바에는 차라리 혼자 산다"는 생각이 자리 잡았다.


하지만 그런 말을 하는 친구들 중 다수는 1년에 한 번은 여행을 떠나고, 외식을 즐기며 사고 싶은 물건을 잘 사곤 한다. 문득 궁금해진다. 그들이 말하는 '남들'은 누구일까? 비교 대상이 부모님일까? 아니면 신도시 아파트에 살며 세 살 된 아들에게 명품 유아복을 입히고, 기념일마다 호텔에서 식사를 즐기는 SNS 속 가족들일까?


우리가 자주 접하게 되는 SNS 속 풍족한 가족의 모습도 결국에는 그들의 하이라이트다. 그들 역시 아파트 대출 원리금을 월 300씩 갚고 있어 평소에는 떡볶이로 한 끼를 때울지 어떨지는 모르는 일이다. 그렇지 않다고? 정말 저렇게 평소에도 살고 있다고? 그렇다면 만화가 이현세님의 명언을 나누고 싶다. "살면서 천재를 만나게 된다면 그냥 먼저 보내줘라."


삶은 본래 불공평하다. 우리는 항상 위를 쳐다보며 불공평하다고 소리치지만, 언제나 나보다 아래는 있는 법이다. 2023년 영국에서 실시한 레가툼 국가번영지수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167개국 중 종합 29위다. 이는 전세계 인구로 따지면 상위 8.88%라는 뜻이다. 운좋게 한국에서 태어났다는 것만으로도 말이다. 잘못했으면(?) 중국이나 인도에서 태어났을 가능성도 1/3이나 된다. 글로벌하게 갈 것도 없다. 주변을 둘러보면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더 많다.




우리 세대가 겪는 경제적 어려움은 분명한 현실이다. 하지만 그때문에 인간으로 태어나 기꺼이 누려야할 행복들을 포기하는 것이 맞을까? 비교에는 끝이 없다. 위를 바라보면 언제나 천장이 있다. 그런 것들은 내려놓고 삶을 대하는 태도, 긍정적인 마음가짐, 그리고 내면의 철학을 자녀에게 전해줄 방법을 고민하는 우리들이 되었으면 한다.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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