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식에서 가장 중요한 것

불화의 시작은 주변 시선 의식부터

by 지안

25년 1월 1일, 이제 한국 나이로 서른이 되었다. 나이가 차니 주변에서도 점점 결혼한다는 사람들이 생기고 있는데, 행복과 설렘만이 가득해야 할 결혼 준비에 대부분이 스트레스로 지쳐있는 것 같아서 참 안타깝다. 대체 신랑, 신부에게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




그럴 거면 엄마가 결혼하든지!


물론 이해한다. 자식들의 결혼식에서 주변 지인들을 초대해 축하받고 싶으신 부모님의 마음을. 더불어, 그동안 여기저기 뿌려온 돈도 거두고 싶으실 테지. 하지만 예비부부의 취향이나 선호는 존중받지 못한 채, 어머니의 성화에 마음에도 들지 않는 티아라를 머리 위에 얹어야 하는 순간, 신부의 마음에는 먹구름이 드리운다.

혹은 아직 가족도 아닌 남자친구 부모님의 요구로 평생 그려온 나만의 결혼식이 침해당할 때 느끼는 불편함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다. 게다가 신랑신부는 결혼식 하루를 성공적으로 치르기 위해 최소한 서른 가지가 넘는 크고 작은 선택지를 넘어야 한다. 하나를 고르고 겨우 다음 선택으로 넘어가려는 순간, 엄마의 아쉬운 참견 한마디가 들려오면 속 깊은 곳에서 짜증이 치밀어 오른다. 그리고 결국 이렇게 외치고 만다.
"아, 그럴 거면 엄마가 결혼하든지!"



불화의 시작은 주변 시선 의식부터


일반적인 예식장에서 하는 결혼식이라면 보증 하객 인원이 기본 200~250명이다. 이 때문에 자리를 채우기 위해 부모님의 지인, 오랜만에 연락한 친구 등 가깝지 않은 사람들에게도 청첩장을 돌리게 된다.


나는 이 지점에서 문제가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사실 나를 잘 아는 사람들만 초대해 결혼식을 한다면, 웨딩드레스 대신 청바지를 입고 결혼해도 상관없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누군가의 눈, 예를 들어 엄마 친구나 10년 만에 만나는 동창의 눈에 적어도 부끄럽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에 점점 나의 이상향에서 멀어지게 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자연히 스트레스가 쌓인다. 그뿐만이 아니다. 결혼반지, 웨딩드레스, 신혼집이 아파트인지 빌라인지, 전세인지 자가인지까지 신경 쓰다 보면, 결혼하기 싫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내 경우, 나와 신랑 측에서 각각 50명씩만 초대해 스몰 웨딩을 진행했다. 스몰 웨딩은 낭만적이지만, 일반 웨딩홀에 비해 감수해야 할 불편함도 있었다. 하지만 우리가 초대한 하객들은, 설령 우리가 사막에서 결혼식을 올린다 해도 기꺼이 참석해 줄 사람들이었다. (물론 나 역시 그들에게 그렇게 할 것이다.)

결국 2부 행사까지 하객의 80% 이상이 자리를 지키며 축하해 주셨다. 내 웨딩드레스는 반짝이지도, 화려하지도 않았고 신랑의 정장은 맞춤 제작이 아니었다. 하지만 우리는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고, 오롯이 진심으로 즐거운 하루를 보낼 수 있었다.



인생에 한 번뿐인 결혼식?

매 순간이 한 번뿐인 걸


결혼 준비와 관련된 모든 일에 "웨딩"이라는 단어가 붙으면 가격이 10배 이상 뛰어버린다. 마케팅으로는 늘 "인생에서 한 번뿐인 결혼식"이라는 홍보 문구를 내세운다. 그 문구는 정말 마법 같다. 지갑을 열게 할 뿐 아니라, 머릿속까지 지배해 버린다. "인생에서 한 번뿐인 결혼식"이라는 생각에, 예비 신랑이 혹여나 반대 의견을 내면 괜히 서운해지고, 남들 다 하는 걸 하지 못하면 그토록 우울할 수가 없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인생에서 한 번뿐인 것은 결혼식 날만이 아니다. 매일매일의 하루도 다시 돌아오지 않을 소중한 날들이다. 그런데도 평소라면 하지 않을 큰 지출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알 수 없는 부정적인 마음에 휩싸이는 것은 참 뭐라 정의하기 어려운 일이다.


물론 결혼식은 특별하고 소중한 이벤트다. 부모님의 그늘을 벗어나 독립적인 한 사람으로서 새로운 가정을 이루겠다는 의미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또한 그에 걸맞은 축복 속에서 두 사람이 함께 미래를 향해 나아가겠다는 선언이기도 하다. 이 뜻대로라면 결혼 준비에 어려움은 있을지 언정, 스트레스나 우울함은 없어야 한다.




우리가 정말 초점을 맞춰야 하는 것은 결혼식 그 자체일까? 아니면 부부가 함께 만들어 갈 미래일까? 그저 시키는 대로, 남들 하는 대로 하기보다는 두 사람의 깊은 고찰이 필요한 문제인 것 같다.

월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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