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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큐레이터지아 Jul 29. 2023

보쉬 · 쾌락의 정원, 기괴스러운 초현실적 공간

The Garden of Earthly Delights, 1490



수세기 동안 인류를 사로잡아 왔던 수수께끼 같은 작품이다. 세 개의 패널로 이루어진 히에로니무스 보쉬의 대작 「쾌락의 정원」은 초현실적이다. 하나하나의 디테일과 생생한 이미지, 상상을 자극하는 상징들은 예술 애호가들을 당황하게 하면서도 동시에 매료시켰다. 이 특별한 예술 작품은 인간의 욕망과 쾌락, 그리고 그 안에 숨겨진 결과에 대해 탐구해보자.




왼쪽 패널은 천국이자 낙원이다. 유토피아다. 에덴은 죄의 손길이 닿지 않은 세계로 우리를 초대한다. 무성한 녹색 풍경, 생동감 넘치는 식물, 고요한 호수가 조화와 순수함을 불러일으킨다. 이국적인 동물과 신화 속 생물들이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자연계 자체의 순수함을 상징한다. 아담과 이브를 비롯한 이 천상계의 인물들은 기쁨과 평온의 목가적인 풍경을 연출하며 행복이라는 감정을 표현한다. 이 아름답고도 완벽한 낙원 묘사는 다음 이어지는 패널들과의 혼돈과 극명한 대조를 이룬다.





중앙은 지상이다. 가운데에 넓은 패널이 펼쳐지면서 보쉬는 놀랍도록 환상적인 인물과 그들의 탐닉적인 장면으로 가득 채웠다. 매혹적인 풍경 속인간의 욕망과 그 과잉이 눈앞에 펼쳐진다. 누드를 한 인물들은 화려한 축제 속에서 육체적으로 쾌락주의적 추구를 즐기며 가장 독특한 방식으로 움직인다. 에로틱한 만남들 속 기괴한 잡종 생물, 기이한 풍경은 기존의 도덕 관념에 도전한다. 반면 유혹과 욕망의 본질, 통제되지 않은 욕망의 결과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세심하게 묘사된 보쉬만의 디테일은 보는 이로 하여금 이 꿈속 같은 영역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오른쪽 패널은 지옥이다. 죄인들이 지상의 방종으로 인해 끔찍한 결과에 직면하는 디스토피아적 영역이다. 악몽 같은 지옥 풍경에서야말로 보쉬가 이 작품에서 보여주고자한 비전을 확인할 수 있다. 악마적 존재, 섬뜩한 괴물, 고통받는 영혼이 이 지옥 같은 풍경을 가득 채운다. 고통과 고문, 영원한 저주의 장면은 지상의 쾌락의 유혹에 무절제하게 굴복할 경우 과연 어떤 결과를 초래할지에 대한 작가만의 경고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 생생하고 그로테스크한 이미지는 감상자에게 선과 악, 미덕과 악의 영원한 투쟁을 상기시키며 공포감을 불러일으킨다.






작품은 경첩이 달린 세 개의 패널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접을 수 있다. 닫으면 바깥쪽 패널은 중앙 패널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며, 겉에 묘사된 이미지만으로도 흥미로운 세계를 엿볼 수 있다. 바깥 패널에는 황량한 풍경으로 모호하고 그림자가 드리워진 지구의 초기 형상이 음울하고 단색으로 묘사되어 있다.



「쾌락의 정원」은 인간의 본성, 도덕성, 유혹과 미덕 사이의 끊임없는 싸움에 대한 탐구를 마치 우화적으로 담았다. 매혹적인 시각적 표현, 풍부한 상징성, 도발적 주제로 역사상 가장 상징적이고 신비로운 예술 작품 중 하나로 꼽힌다. 우리는 3개의 패널 속 복잡한 이야기에 몰입하면서 자신의 욕망, 행동의 결과, 쾌락과 절제 사이의 미묘한 균형에 대해 생각할 수 있다. 이 엄청난 보쉬의 걸작은 앞으로도 상상력의 한계가 없는 영역으로 우리를 안내하는 예술의 힘에 대한 영원한 증거로 남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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