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자 호주로 1
2017년 5월 어느 날 밤, 중국 청화대에 한 운동장에서 돗자리를 깔고 앉아 맥주를 마시다가 들은 말이다.
중국의 4월은 꽤나 추웠다. 5월이 되고 날이 풀리자 기다렸다는 듯 학생들은 돗자리와 먹을 것들을 싸들고 청화대 C빌딩 앞 운동장으로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맥주를 두세 박스 사들고 앉아 밤새도록 수다를 떨기도 하고, 조그마한 램프를 챙겨 와 불을 밝히고 친구들과 모여 밤새도록 게임을 하기도 했다.
기왕 교환학생을 온 것, 현지 학생들이 하는 건 다 해보고 싶은 게 또 사람 심리라, 나와 함께 교환학생을 온 친구와 현지에서 사귄 한국인 친구를 불렀다. C빌딩 지하에 있는 마트에 들러 옌징맥주 몇 캔을 사고 룸메이트 친구에게 돗자리를 빌려, 우리도 운동장 한편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그렇게 한참 수다를 떨다가 (우리는 주로 다이어트 얘기를 했다) 수다거리가 거의 떨어져 어색한 공기가 우리를 스르륵 감쌀 때 즈음, 함께 교환학생을 온 친구가 물었다.
"지안아, 한국에 돌아가면 뭐 할 거야?"
"갑자기? 그냥 뭐... 평범하게 학교 다닐 것 같아"
얼버무리며 대답했다. 우리는 이내 맥주를 다 비우고 각자 기숙사로 흩어졌다. 쓰레기를 정리하고 돌아가는 길에 친구의 마지막 질문을 천천히 곱씹어 보았다. 교환학생이 끝나면 다시 한국으로 돌아가 평범하게 공부하고 평범하게 취업준비를 하고 그러지 않을까. 또 무언가를 '할' 필요가 있는 걸까. 아 그런데 남들처럼 평범하게 사는 건 싫어. 무언가 '하고' 싶다. 어디 또 외국으로 나갈 기회를 한 번 찾아볼까?
2017년 6월, 나는 교환학생 프로그램을 마치고 한국으로 귀국했다. 그리고 1년 뒤인 2018년 8월, 나는 워킹홀리데이 증빙서류와 여권을 가방에 넣고, 시드니로 가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