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동안은 공기가 부드러웠다.
대화는 많지 않았지만,
짧은 눈맞춤과 가벼운 인사만으로도 충분했다.
그 순간마다 마음 안쪽이 고요하게 정돈되는 느낌이 들었다.
사무실의 소음 속에서도 그녀의 목소리는
작게, 그러나 또렷하게 구분되었다.
점심시간 직전, 사무실 한쪽에서
동료들의 웃음소리가 번졌다.
그녀가 그들 사이에 있었다.
누군가의 농담에 고개를 숙이며 웃었다.
맑고 선명한 웃음이었다.
그 소리가 공기 사이를 가볍게 흔들며
사무실 안으로 퍼져나갔다.
그 순간, 나는 문서를 정리하던 손을 멈췄다.
고개를 들었을 때,
그녀가 웃으며 동료의 팔을 가볍게 치는 장면이 눈에 들어왔다.
아무렇지 않은 일상이었지만,
어깨가 조금 굳었다.
그녀가 나와 있을 때는 본 적 없는 표정이었다는 사실이
이상하게 선명하게 떠올랐다.
짧은 웃음소리가 잦아들었는데도,
그 잔향이 오래 귀에 남았다.
회의실에서도 그 여운은 이어졌다.
내가 의견을 제시하자,
그녀가 고개를 저으며 다른 방안을 제시했다.
말투는 평소와 다르지 않았지만,
눈이 스치는 순간,
그 짧은 교차가 이상하게 깊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며 넘겼지만,
마음속에서는 조용히 돌멩이 하나가 떨어진 듯
파문이 번졌다.
회의가 끝난 뒤,
그녀는 동료와 나란히 서서 무언가를 이야기하고 있었다.
사무실 안쪽으로 기울어지던 오후의 햇빛이
그 둘을 길게 감쌌다.
나는 자리로 돌아오다
그 장면을 무심코 오래 바라봤다.
대단한 장면이 아닌데,
눈길이 쉽게 떨어지지 않았다.
모니터 앞에 앉았지만
손가락은 키보드 위에서 멈춰 있었다.
그녀와 동료의 목소리가
멀리서 잔잔하게 들려왔다.
그 소리는 묘하게 머릿속에 오래 남았다.
그녀가 변한 걸까,
아니면 내가 변한 걸까.
분명한 건 하나였다.
그녀를 바라보는 내 시선이,
어느새 조금 달라져 있었다.
그 시선이 머무는 자리마다
공기가 미세하게 흔들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