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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aopal Dec 18. 2018

경영에서, 문화로 오기까지

개인의 생각 흐름에 대해

생각의 전환점을 맞게 된 건, 그리 오래 지나지 않았다. 

그 첫 시작은 유명한 학자이자 경영인인 데이비드 아커였다. 약 4-5년 전 브랜딩에 관심이 많았던 나는 데이비드 아커의 [브랜드 리더십]을 시작으로, [브랜드 경영], [브랜드 포트폴리오 전략]등 유명한 그의 책들을 닥치는 대로 읽어댔고 자연스럽게 그가 운영하고 있는 브랜드 컨설팅 회사인 Prophet에 대해서도 알게 되었다.

(지금 데이비드 아커는 해당 회사의 Vice Chairman)


한결같이 기업의 Mission, Vision, Core Value를 강조하는 그의 신념에 나도 동참하게 되며 기업과 브랜드에 대한 생각이 좀 더 본질적인 접근으로 바뀌게 됐고, 그를 통해 인간 도서관-Human Library라는 곳을 알게 돼, 나에게 중요한 터닝 포인트가 되었다.

원래 Human Library는 덴마크의 코펜하겐에서 'Stop The Violence'라는 단체가 형성되며 시작이 됐는데 이는 큰 반향을 일으키게 되어 곧 북부 유럽에 가장 큰 축제에 초청되며 지금의 Human Library가 탄생하게 된다. 


이들은 일명 '사회적인 약자'로 분류되는 사회적 타이틀을 가진 사람들. 이를테면 알코올 중독자, HIV 보균자, 어린 싱글맘, 노숙자, 무슬림 등을 책으로 선정해 이들과 45분 동안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준다. 

실제 전 세계적으로 이 단체가 생겨나며 지속적인 활동을 이어오고 있고, 홈페이지 내 간단한(?) 절차를 걸치면 이 이름을 이어받아 자체적인 활동 또한 할 수 있다. 

http://humanlibrary.org/


주로 상업성이 짙은 브랜드를 컨설팅하는 데이비드 아커와 사회적 약자와의 벽을 허물려는 시도를 하는 비영리 단체는 연관성이 별로 없어 보인다. 그럼에도 모든 사람들의 이야기와 경험을 곧 귀감이 된다는 매우 중요한 사실을 그는 이미 알고 있었는지, Human Library에 영감을 받아 기업 컨설팅에 비슷한 방식으로 접목한다.


이를테면 재즈 연주자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들의 커뮤니케이션 방식과 유연성에 대한 방식을 기업의 팀워크 발전에 접목시키고, 발레리나와 발레리노의 이야기를 들으며 서로가 어떻게 신뢰를 쌓는지 듣고 그를 통해 함께 일하는 동료가 내 뒤에서 나를 든든히 지켜주고 있다는 믿음을 가질 수 있는지 등. 

사실상 기업활동에 전혀 무관해 보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경영에 큰 변화를 줄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이러한 그의 방법론을 알고 난 후, 나는 그 전보다 그를 더 존경하게 될 수밖에 없었다. 


Human Library의 철학을 접목한 그의 컨설팅 방식은 아래 링크에서 더 자세히 확인할 수 있다. 

https://www.prophet.com/2012/07/98-learnings-from-a-human-library/

난 여기서 '경험'과 '이야기'라는 다소 뻔한 키워드를 매우 진지하게 받아들이게 되고, 이는 결코 그 전과 같지 않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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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아커가 나에게 큰 영향을 미친 후 나는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것에 전보다 더 큰 흥미를 느끼게 되었고, 다른 책을 읽으면서도 '본질'에 대해 접근하려 더욱 노력하게 되었다. 

마케팅에서 인문학에 도달하게 되고, 인문학에서 심리학으로, 심리학에서 한국인으로, 한국인에서 다시 인간으로 그러다 역사로, 그러다 문화로까지. 


그리고 그것은 내 개인적인 삶에도 영향을 미쳐 어느 날인가, '이 넓은 우주에서 내가 과연 무엇을 해야 잘 살았다는 생각을 하며 생을 마칠까?'라는 좀 더 포괄적인 생각을 하게 되었다. 굳이 지구도 아닌 우주까지 영역을 확장하게 된 건, 아마 그 당시 많은 SF영화와 인문학 책을 읽고 있었던 것이 큰 이유일 테다. 사실 이 질문에 정답이랄 것도 없고, 질문 자체에 모순이 있는 것도 맞지만 내가 그 안에서 찾은 나만의 답은 '문화예술의 경험 확장'이었다. 


그것은 나 스스로의 경험과 동시에 내가 하나의 매개체가 되는 것도 포함한다. 

그런 결론에 다다른 것에 여러 이유가 있는데 크게 두 가지만 꼽자면, 첫 번째는 나의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이다. 개인주의 성격이 강한 나는 굳이 다른 사람이 궁금해하지 않는 것들을 알려주거나 혹은 공유하지 않는다. 하지만 예외적인 카테고리가 있다면 그것이 문화예술 분야이다. 

가벼운 예를 들자면, 나 혼자서만 알던 가수 000이 이제는 유명해져서 예전만큼 좋지 않다는 말을 많이 들어보았지만 나는 오히려 내가 알던 마이너 한 가수가 유명해져 많은 대중들에게 사랑받는 것이 괜히 뿌듯하다. 

뿐만 아니라 음악에 관심이 많은 나는 꼭 사람들이 모여있을 때 음악이 필요한 순간이 오면 스스로 DJ가 되기를 자처해 내 멜론 플레이리스트(보물 3호쯤 된다)를 쭉 훑어 주는 것이 소소한 낙이기도 하다. 


그것은 비단 음악뿐만 아니라 술, 영화, 아티스트, 음악, 미술 등 우리가 통상적으로 문화예술이라고 칭하는 모든 범주에 해당한다. 


두 번째 이유는 인간다움이다. 

친구와 이런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것이 무엇일까? 위에서 '우주'를 언급했다시피 내가 매우 좋아하는 (답 없는) 논쟁 중 하나이다. 그 논쟁 속 나온 결론 아닌 결론은 바로 문화예술의 향유였다. 

우리가 창작하고 그것을 즐기며 나오는 새로운 문화. 이것이 우리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그리고 가장 인간다운 것이라고 말이다. 


이러한 대표적인 두 가지 이유 때문에 나는 내 삶이 그러한 방향으로 흘러가기를 희망하게 되었다. 

다소 복잡한 생각 흐름을 거쳐 도달한 답변을 누군가 나에게, '00 씨는 꿈이 뭐예요? 왜 하려고 해요?'라는 질문에 짧게 대답할 자신은 아직 없다. 아마 주변인들에게 실제로 많이 말해 버릇해야 내 입에도 조금 익을 텐데 뜬금없이 그들에게 내 꿈과 삶의 방향에 대해 서술하기란 어려운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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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제가 보고, 느끼는 것들을 이 브런치에 공유하려 합니다. 

첫 글이라 두서가 없네요.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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