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2020_1
오찬호 작가를 처음 알게 된 건 신문 사설에서였다.
호외요~ 하고 소리치며 종이뭉치를 나눠주는 시대도 아니려니와, 지하철역이나 길거리 가판대에서 신문을 사서 보는 시대도 아니다 보니, 나도 역시 트렌드(?)에 맞게 핸드폰으로 기사를 검색하다 보게 되었다. 처음 본 그의 사설은 '기회만 균등하면 평등할까?'라는 제목으로 지금 우리 사회의 엘리트 교육에 대한 비판 성향을 가진 글이었다. 내뱉는 말 한마디 한마디가 거침없었기에, 그리고 틀린 말이 없었기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그 관심이 나를 서점으로 이끌었다.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는 '괴물이 된 이십대의 자화상'이라는 소제목을 달고 있다. 괴물이라니.. 뭐 그렇게 까지 표현해야 할 필요가 있나라고 생각이 들 수 있지만, 그만큼 작가는 표현에 거침이 없다. 비정규직의 정규직화에 사회적 연대를 하지 못하는 이십 대 청춘들의 얘기를 통해, 그들이 가지고 있는 학력 위계주의, '자기계발서'의 관점으로 본 그들의 시선, 대학 서열에 대한 무모한 집착 등을 경험에 입각하여 서술한다. 그의 시선은 조금은 편향적으로 보일 수도 있으며, 그의 작은 경험(한 사람의 경험은 적을 수밖에 없기에)으로 모든 이십대 청춘들을 일반화하여 묶어 표현하는 데는 무리가 있을 수도 있지만, 그의 경험은 분명 내가 겪지 못한 경험이기에 어느 정도 고려하여 받아들이게 되었다.
코로나 이후에 많은 것이 변화된 환경에서 살아야 하는 지금, 그리고 '인국공'이라고 일컫는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사태를 맞닥뜨린 이 순간의 우리에게 한번쯤 읽어볼만한 책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책의 마지막 챕터페이지를 넘길때쯤에, "그래서 대안이 뭔데?'라는 물음을 가지고 있었는데, 정말 놀랍게도 그 순간 작가가 "그렇게 묻는 것은 문제제기 자체를 봉쇄하는 효과가 있다"라고 얘기할 때는 몸에 소름이 돋기도 했었다. 그러고 보면 독자와의 공감능력도 없지는 않은 듯 하니,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사회적 문제'가 사회적으로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자기계발만 무작정 한다는 것은 아파할 사람만 자꾸 더 만들어내는 노릇일 뿐이다. ~~
초인적 노력으로 사회구조의 장벽을 뚫은 그 미세한 확률에다 사람을 몰아넣는 자기계발의 이야기들이 판치고 있는 세상이다. '자기계발서'라는 렌즈로 세상을 바라보게 된 이십대들은 자기통제의 고통을 참아내고자 스스로에게 방어막을 친다.
'모두가 다 똑같은 조건이니 너도 참고 노력해야 한다'라고 해서.. '한 대 맞았는데 옆에 두대를 맞은 동료가 참고 있느니 나도 참고 있어야 하나?'라고 생각하게 만드는 작금의 우리사회에 대해서 나도 거침없이 말하고 싶다.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는 개똥 같은 소리는 집어치우고, 아프다고 말해. 한대든 두대이든 아프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