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2020_3
"이거 10만 원에 가져가시죠?"
"5만 원에 주시면 안 될까요?"
"8만 원에 가져가세요. 더 이상은 안돼요!"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협상은 보통 7만 원 언저리에서 결정될 저런 흥정이거나, 비즈니스 자리에서 금액은 크지만 물건 흥정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일 것이다. 어쩌면 조금은 거창하고 금액적으로도 0이 최소 6개 이상은 달려야 협상 같아 보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흔히 협상이라고 하면 '나하고는 상관없는 일'로 치부할지도 모르지만, 우리는 일상생활을 하면서 하루에도 수십 번씩 이 협상의 단계를 가진다. 비단 비용을 지불하기 위해 지갑에서 카드를 꺼내는 일이 아니더라도,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받는 것에 대한 권리 요구에서부터, 퇴근 후에 집에서 뽀로로를 보겠다는 아이와 뉴스를 봐야겠다는 부자간의 대화역시 협상의 단계이다. 이렇듯 협상이 이뤄지지 않는 세상은 없다. 협상이 이뤄지지 않는 경우라면, 아마도 절대권력을 가진 사람과의 일들 뿐일 것이다. 가령, 아이의 뽀로로와 나의 뉴스에 대한 협상의 결론이 엄마가 드라마를 시청하는 것으로 결정 나는 그런 일들..
이 책은 사실 영어 제목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허브 코헨의 '협상의 법칙'과 코끼리가 그려진 강렬한 노란색 표지로 유명한 리처드 탈러의 '넛지'이후에 마지막 시리즈 같은 느낌인 이 'Getting more'라는 책은 협상론의 끝판왕이다. 앞서 '협상의 법칙'은 너무 이론적이고, '넛지'는 비즈니스 사례들이 너무 많다 보니 '멍 때리는'시간이 많았었는데, 이 책은 사례들이 너무 광범위하고 다양한 환경을 다루고 있어, 상대적으로 조금은 쉽게 느껴지기도 한다. 계속해서 반복되는 패턴으로 인해 중반부를 넘어가면 책을 덮고 싶은 욕구가 생기지만, 이왕 펼친 거 그 강을 너무 쉽게 건너지는 말자. 만약 너무 힘들면, 사례들로 이뤄진 내용 중에서 내가 흔하게 경험할법한 부분들로만 읽어 나가도 좋을 것이다.
정책에 대한 예외를 적용해달라고 요구하는 일을 습관으로 만들어라. 기회가 생길 때마다 예외를 적용한 적이 있는지 물어라. 누구나 설득력을 발휘할 수 있다.
이런 종류의 책들은, 완독 후 실제로 책의 내용을 경험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가령, 비슷한 방법을 사용하여 물건을 저렴하게 구매해 보거나, 상대의 표면적으로 드러난 요구사항 외에 숨겨진 목표를 찾아내어 계약에 이르는 비즈니스 협상 단계를 시도해 보는 것은 아주 좋은 경험일 것이다.
나 또한 책의 내용 중 인상 깊었던 문구 '예외 요구를 습관처럼'이라는 말을 새겨놓고는, 아주 자주 사용해 보고 있다. 너무 진상스럽지 않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