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이슈 때리기.. (03월 01일~03월 07일)
작금의 이 대한민국이란 나라의 땅덩이에서 '주식'이라는 투자인지 투기인지 애매한 요물을 다루는 사람들이 정말 많아졌다는 것을 매일 실감한다. 지하철, 버스, 그리고 카페에 앉아서 책을 읽을 때면 어디선가 들려오는 대화 소리의 8할은 주식 얘기인 경우가 많다.
조선왕조 500년 동안 땅만 보고, 땅만 일구워 살던 우리가,
일제시대와 6.25 전쟁 그리고 거친(?) 민주화의 시간 동안 산전, 수전, 공중전까지 겪으며 견뎌낸 우리가,
한낱 손에 쥘 수도 없는 '주식'이라는 숫자놀음에 이렇게 천당과 지옥을 왔다 갔다 하는 모습을 보면, 조금은 측은한 마음이 든다.
남들보다 '주식투자'에 대해서 많이 아는 것도 아니고, 정답은 더욱 알턱이 없지만, 그냥 가볍게 읽고 잊어버릴 수 있는, 그런 '안 읽어도 그만'인 얘기를 갑자기 해보고 싶었다. 갑자기..
(최대한 전문용어 사용은 자제하겠습니다. 좀 없어 보이려나? ^^;;)
2020년 말 기준으로 주식계좌가 3500만 개라고 한다.
개인이 몇 개씩 가지고 있다고 계산하더라도, 이 정도 숫자면 우리나라 경제활동 인구의 8할은 주식투자를 하고 있다고 생각해도 될 듯하다. 이들 중 절반 정도가 2020년 코로나 발병 이후(3월부터) 시작했다고 하면 이제 막 투자 1년 차가 되는 것이니, 하루에도 2~3%(지수 기준)를 왔다 갔다 하는 지금의 변동폭이 큰 장에서는, 매일매일 100번의 고민을 해야 하는 심리적 피곤함과 행동의 결정을 번복하는 과정의 육체적 피곤함까지 느낄 것이다. 인정하긴 싫겠지만, 경험치 부족에 따른 필수적인 과정일 수 있다.
솔직히 말해서, 오랜 시간 투자를 했어도 모르긴 매 한 가지다. 주식이라는 것이 수학 문제처럼 답이 명확한 것이 아니기에 답도 없고 공식도 없다. 그저 오래 했다는 투자자들은, 속칭 '주린이'라고 하는 사람들보다 더 많은 경험치를 가지고 있기에, 큰 비가 내리면 남들보다 조금 덜 젖는 정도라고 보면 될 것이다.
최근의 큰 변동성 장세의 원인은 대외적으로는 미국채 금리 때문으로 보인다. 0.9 정도 하던 미국채 10년 물이 현재 1.6까지 오르고 있으니, 금리 상승이 호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는 금융주를 제외하고는 전부 죽을뚱살뚱 하고 있다. 더군다나 지난 춘절에 만기 RP를 회수하여 유동성을 회수하는 듯한 액션을 취한 중국이 최근 돈줄을 쥐어잡으려는 단초들을 계속해서 던지고 있으니, 삼성전자라고 당해낼 재간이 없다. 금리가 상승해도, 중력과도 같은 금리를 떨쳐낼 수 있는 정도의 실적과 성장성을 가지고 있어 잘 버틸 수 있을 것처럼 보이던 몇몇 종목들도 견뎌내지 못하는 눈치다.
뭐 하나 안정적인 것이 없고, 안정감이 조금 느껴질 만하면 여기저기서 찬물을 끼얹는 격이니, 우리 개미들이 하루에도 몇 번씩 천당과 지옥을 오간다는 느낌이라는 말이 이해될 정도다.
대외적으로는 미국채 금리 때문이 분명한데, 그것만으로 앞으로의 방향을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어찌 보면 이 부분을 얘기하고 싶어 이야기를 시작했을 수 있다.)
미국채 금리 상승으로 혼란이 온 것은 분명한데, 우리 '연준이'는 여전히 알쏭달쏭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애매한 태도를 취하는데 재능이 풍부한 이 녀석, 미 연준은 지금 이 시장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관망 밖에는 할 수 있는 게 없어 보이는 연준.
연준이(솔직히 중국도 같을 듯) 긴축이라는 단어를 사용할 정도로 유동성을 갑작스럽게 줄일 것 같지는 않다. 인플레~인플레~라고 전망하는 분위기도 있으나, 이 정도 전망에 본격적인 금리 상승과 유동성을 줄이기에는 가장 중요한 수치가 올라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바로 '고용'이라는 수치. 본디 인플레라는 녀석은 경기가 아주 좋아지고 취업률이 폭발적으로 증가해서, 여기저기 돈을 펑펑 써댈 때(소비증대) 슬금슬금 나타난다. 이 녀석은 원래 거리에 돈이 넘쳐나는 것을 좋아하는데, 지금의 인플레 우려와 금리 상승이 과연 수요 폭증에서 비롯된 것일까?
결국 연준은 지금의 방향을 조금 제한하는 듯한 발언은 할지언정 기세를 꺾으려 하지는 않을 것 같다.
현재의 변동성 장세는 미국채 금리가 촉발시킨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인플레가 올 것도 아니고, 연준이나 중국이 긴축을 크게 할리도 없으니, 너무 크게 신경 쓸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지금의 장세는 그동안 숨도 쉬지 않고 상승한 시장이 잠시 숨을 고르는 것이며, 가파르게 올랐으니, 쉼도 좀 요란하게 하는 것일 뿐. 쉬면서 코로나가 백신으로 인해 물러 갈 때쯤 보일 폭풍장(코로나 회복기)에 누구를 태우고 갈지 고르는 중이다. 예상보다 그동안의 상승폭이, 코로나 회복이나 내수 및 고용 회복이 완전하지 않은 상태에서도 제법 크게 일어났기에, 본격적인 코로나 회복기가 왔을 때 더 큰 상승폭을 보일 수 있고(증시에 자금이 풍부해졌다), 그때 누구와 함께 할지는 이번 변동성에서 필터링하는 느낌인 것이다.
그동안 꾸준히 오른 반도체, 2차 전지, 자동차, 언택트, 플랫폼 종목들 중에서도 저 오지게 좋을 차에 탈 수 있는 똘똘한 놈인지를 판단해야 할 시간이 왔다. 그동안은 많은 종목과 테마들이 실적이 아닌 풍부한 유동성 만으로 크게 상승해왔다.
내가 가진 종목에 대해서 진지하고 냉정하게 살펴보고, 이 종목이 곧 오게 될 오지게 좋을 차에 탑승해서 나에게 황금알을 낳아줄 거위라고 판단이 되면, 변동폭이 조금 생겼다고 애써 이 거위를 죽이고 다른 거위를 찾을 필요가 없다. 내 거위가 현재 어떤 알을 얼마큼 낳고 있는지(매출), 앞으로 어떤 알을 나으려고 준비를 하는지(R&D), 주변에 다른 거위들은 어떤지(경쟁력)등에 대한 확신이 섰다면, 근래에 심해진 변동장 따위는 신경 쓰이지도 않고 편안한 마음을 가질 수 있다.
앞에서도 얘기했지만, 주식을 오래 한 경험자라 할지라도 내리는 비를 피할 재간은 없다. 주식투자는 수학처럼 답이 있는 것도 아니고, 정답에 가까워지는데 필요한 공식 같은 것도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경험치를 무시할 생각은 없다. 아마도 현 변동성에 관해 쓴 이따위 글은 경험치가 높은 사람에게는 필요 없을지도 모른다. 그들에게 현재의 변동폭으로 인한 -10% 정도는 지난해 상승장에서부터 이어온 본인의 수익 100~200%에서 두 자릿수가 빠진 정도일 뿐이다. 가랑비를 피하려고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다가 결국 흠뻑 젖는 이들은 10%~20% 수익률이나 그만큼의 손실분을 가지고 있는 경험치 약한 개미 들일 것이다.
하지만 경험치와 상관없이, 어떤 투자자도 가격에 매몰되면 절대로 좋은 '투자'를 할 수 없다.
가격과 더불어 주변의 얘기에 귀를 기울여 매매를 하게 되면 하루하루 피곤함만 가중되고, 일상의 모든 패턴이 망가질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모든 개미들 정말 돈 많이 벌었으면 좋겠다.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