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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지바른 Oct 06. 2022

곰은 사람이 되고 싶었을까?

모두가 아는 이야기에 질문을 던지는 태도가 만든 결과물

모두가 알고 있는 이야기를 비틀다

사람이 되기 싫은 곰 노래 원곡

환웅 신화 속 쑥과 마늘을 100일 동안 먹고 버텨 인간이 되었던 곰, 웅녀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익숙한 서사입니다. 유튜브 크리에이터 '과나'는 이 곰에 대한 이야기에 몇 가지 질문을 던져봅니다.


과연 곰은 사람이 되고 싶었을까? 곰은 왜 사람이 되길 선택했을까? 사람이 되고 난 후에는 어떤 삶을 살았을까?


그렇게 과나의 '사람이 되기 싫은 곰' 노래는 현대를 배경으로 어쩔 수 없이 사람이 되었던 한 곰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에게 감명을 주었죠.


눈물이 정말 없는 편인데 끝에서 펑펑 울었네요. 어쩌면 우리 모두가 그냥 살기를 포기하고 저마다 목표를 위해 달려가길 택한 곰일지도 모르겠어요. 멋진 노래 너무 감사합니다. 

30대 직장인입니다. 곰이 인간 된 후의 삶을 살아가는 모습부터 눈물 펑펑 흘리며 봤습니다. 좋은 영상과 노래 만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퇴근길에 보면서 울었어요.  누가 부탁하면 힘들지만 거절을 못해서 일했지만 저는 미련한 곰이니까요. ...  아직 어른이 될 준비가 되지않았고, 사실 아직 어른이 되고싶지 않지만...

-과나, <사람이 되기 싫은 곰> 유튜브 댓글들 중-


이처럼 모두가 알기에 결말 또한 당연한 '웅녀의 이야기'에 질문을 던지고, 자신만의 인사이트로 사람들에게 감명을 준 태도가 만든 결과물을 다뤄보고자 합니다.


어쩔 수 없이 사람이 된 미련한 곰

곰은 호랑이를 막기 위해 인간이 된다

노래의 스토리는 웅녀의 신화와 비슷하면서도 다릅니다. 느닷없이 나타난 신은 동물들에게 '너희들 중 아무나 사람이 되어라'라고 이야기했고, 그 말을 들은 호랑이는 자신이 인간이 되겠다고 손을 들죠.


그리고 곰은 호랑이가 인간이 된다면 숲을 인간들에게 팔아넘길 걸 알았기에, 자신 또한 인간이 되어 그걸 막고자 합니다.

인간 = 하기 싫은 일을 참고하는 존재

벌써부터 우리가 알고 있었던 웅녀의 이야기와 다르죠? 그래도 인간이 되는 방법은 똑같습니다. 바로 쑥과 마늘을 100일 동안 먹는 것, 즉 '하기 싫은 일을 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인간이 되었건만

그렇게 하기 싫은 일을 하면서 인간이 되었지만

곰은 많은 것을 포기하며 인간이 되었지만 정작 현실은 너무나도 가혹합니다. 열심히 한다고 모든 일이 풀리지도 않고 인간이 된 이후에도 하기 싫은 일은 계속해야 합니다.


현실은 열심히 살아서 되는 건 아니었다

아마 많은 사람들은 이 장면에서 자신의 모습을 보았던 거 같습니다. 어릴 적 아이 시절(동물) 중 느닷없이 인간(어른)이 되어야만 하는 상황을 마주하고, 그렇게 인간이 되었건만 쑥과 마늘은 끝나지 않고 이제야 시작입니다.


이렇듯 많은 분들이 사람이 되기 싫었지만 결국 사람이 되었던 곰의 모습에서, 어른이 되기 싫었지만 결국 어른이 되어 하기 싫은 일을 계속 마주하는 스스로를 발견했던 거 같습니다. 


나도 저 곰처럼 미련하고 눈치 보는 타입이라 남들 하기 싫은 거 떠맡고 남들 좋은 일 많이 하고 하는데 이런 삶에 대해 회의감이 들 때도 많지만 이렇게 산 덕에 주변에 동물 친구들처럼 좋은 사람들도 많이 있구나 싶음

미련하게 사는 삶의 아름다움을 느끼게 해주는 곡이네요. 

하기 싫은 일도 힘든 일도 꿋꿋하게 이겨내면서 버티는 행위 자체가 고결하고 그게 인생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는 것 같습니다. 

-과나, <사람이 되기 싫은 곰> 유튜브 댓글들 중-

실제로 많은 분들이 자신의 삶과 곰의 모습을 비교하며 공감하고 있음을 볼 수 있었습니다. 저 역시 성인이 되고 마주했던 '하기 싫지만 해야 했던 일들'을 주변 사람들 생각하면서 견뎠던 경험을 떠올렸던 거 같아요.



정말 그랬을까? 질문을 던지는 태도

모두가 알고 있는 이야기를 비틀었기에 더 많은 공감을 받았을지도

모두가 아는 이야기에 '정말 그랬을까?'라고 질문을 던지는 태도는 참신한 결과물을 만드는 원천인 거 같습니다. 어쩌면 많은 사람들이 결말을 아는 이야기일수록 저런 태도가 더 빛을 보여주는 거 같기도 합니다. 


과나의 경우, 웅녀의 이야기에 '곰은 정말로 인간이 되고 싶었을까? 정말 그랬을까?'라는 질문을 던진 것이죠.


정말 광해군은 단지 폭군이었을까? 라는 질문에서 나온 '광해'

                     조금은 결이 다른 경우일 수도 있지만, 대부분 폭군으로 알았던 광해군의 서사에 '정말 그랬을까?'라는 질문이 참신한 영화를 만들었던 것도 비슷한 사례가 될 수 있을 거 같습니다. 


모두가 아는 이야기에 '정말 그랬을까?'라는 질문을 던져보자.
모두가 당연하다고 여기는 결말에 '정말 그랬을까?'라는 질문을 던져보자.


모두가 알고 있는 당연한 결말의 이야기에 질문을 던지는 태도가 큰 공감을 만들어 낼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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