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치 끄기'의 기술, 두 번째

달리기는 나를 다시 '켜게'하는 스위치

by 유지혜

퇴근 후 ‘스위치 끄기’의 또 다른 확실한 방법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바로 달리기입니다.

한겨울에는 무장을 단단히 하고 달립니다.

요즘 러닝이 열풍입니다. 사실 요즘만 그런 게 아니고 15년 전에도 인기였는데 여전히 인기가 뜨겁네요. 달리기는 장비나 시간 제약 없이 그냥 '나가면 달릴 수 있다'는 점에서 워킹맘에게 특히 매력적인 운동이죠. (물론 러닝할 때 '있으면 좋은' 아이템이 있긴 합니다. 아래에 살짝 소개할게요.)


예전엔 새벽에 달리기도 했지만 요즘은 저녁 달리기를 합니다. 아이와 저녁을 먹고 집안을 정리하다 보면 8시반~9시쯤 됩니다. 그 시간에 저는 운동화를 신고 단지 밖으로 나갑니다. 아파트 둘레를 크게 두 바퀴 돌면 약 30분, 거리로는 3.5km 정도입니다. 오르막과 내리막, 평지가 적절히 섞여 있어 지루하지 않습니다. 요즘은 이 코스를 1주일에 3~4번 정도 달리고 있습니다.


제가 직접 해 보니 달리기의 장점은 세 가지가 있더라고요.


1️⃣ 머릿속이 비워진다

달리기만큼 효과적인 명상법이 없는 것 같습니다. 회사에서 하루 종일 긴장하고 나면 퇴근 후엔 완전히 풀어져, 그대로 누워 잠들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피곤합니다. 그렇지만 조금 용기를 내어 운동화를 신고 밖으로 나섭니다. ‘이래도 힘들고 저래도 힘들면, 일단 그냥 나가보자’ 하는 마음으로요.

달리기를 시작하고 처음 3~5분은 정말 힘듭니다. '그냥 관둘까?', '오늘은 걷기만 할까?' 같은 생각이 들지만 곧 몸이 풀립니다. 1바퀴를 돌고 나면 어느새 2바퀴째를 돌고 있습니다. 다 돌고 나면 땀이 비오듯 나고 온몸이 후들거립니다. 그런데 이 ‘후들거림’은 달리기 전의 무기력함과는 다른 종류의 느낌입니다. 기운이 없어 흐느적거리는 게 아니라, 갖고 있던 힘을 다 쓰고 난 느낌입니다. 둘은 엄연히 다릅니다. 기운이 잠시 없었던 것이지, 달리다 보면 힘이 나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 상태에선 머릿속을 가득 채우던 부정적인 생각들이 작아져 있습니다. 문제의 크기는 그대로지만 그것을 담는 내 그릇의 크기가 커진 느낌입니다.


2️⃣ 잔병치레가 줄어든다

체온이 오르면 면역력이 높아진다는 건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우리 몸이 감염되면 열을 내는 이유도, 백혈구들이 더 활발하게 일할 수 있게 하려는 것이지요. 비슷한 원리로, 운동으로 직접 체온을 올려주는 것은 좋은 면역 훈련입니다.

제 경험 상 달리기를 하고 나면 목이 칼칼하거나 으슬으슬한 감기 기운도 금세 사라집니다. 땀을 흘리고 열을 내면 내 몸의 면역이 미세하게 업그레이드되는 기분이에요. 게다가 소화도 훨씬 잘 됩니다. 달리기를 시작한 이후로 어릴 때부터 갖고 있던 만성 소화불량이 사라졌습니다. 이렇게 ‘소소한 몸의 불편’에서 벗어나니, 남은 에너지를 필요한 곳에 쓸 수 있게 됩니다. 퇴근 후의 소중한 ‘내 시간’을 아파서 괴로워하며 보내는 것만큼 아까운 게 없잖아요. 내가 쓰고 싶은 곳에 시간과 에너지를 쓸 수 있게 됩니다.


3️⃣ 머리가 맑아진다

달리기가 우리 뇌를 똑똑하게 만든다는 건 여러 연구를 통해 알려져 있지요. 달리기를 할 때 우리 몸에선 집중력과 기억력을 높여주는 BDNF(Brain-Derived Neurotrophic Factor)라는 단백질이 나온다고 합니다. 이 단백질로 인해 뇌세포 사이의 연결이 좀 더 강화되고요.

그 때문인지 저녁에 달리고 난 다음날 아침 출근해 자리에 앉으면 머리가 맑은 느낌이 듭니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달리는 동안 머릿속이 정리되어 자잘한 생각이 사라진 효과도 있을 테고, BDNF 분비 같은 생화학적인 효과도 있겠지요.

회사 일엔 ‘생각과 집중력의 힘’이 필수잖아요. 머리가 또렷하면 업무를 대하는 기분과 태도가 달라집니다.



러닝에 필요한 여러 장비가 있지만, 한번쯤 추천하고 싶은 장비가 있는데요. 바로 '러닝 브라'입니다.
저는 ‘스포츠 브라계의 샤넬’이라 불리는 쇼크압소버(Shock Absorber) 제품을 1+1 세트로 구입해 지금까지 잘 쓰고 있습니다. 위로 단단히 잡아주는 느낌이라 흔들림이 없어 달릴 때 정말 편합니다. 처음엔 좀 많이 조이는 느낌이 들었는데, 흔들림이 없으려면 그런 정도로 잡아줘야 한다는 걸 달리면서 알게 됐네요.


몇 년째 애용하는 쇼크압소버 런닝브라입니다. 2개 구비하면 세탁하며 번갈아 쓰기 편해요.

운동 후 샤워하면서 바로 손빨래해 수건으로 물기를 짜 널어두면 금방 마릅니다. 벌써 2년 넘게 잘 쓰고 있으니 이만하면 남는 투자죠.




이런 이유로, 저는 퇴근 후에도 괜히 바쁘고 급한 워킹맘들에게 '달리기'를 권합니다. 어수선한 마음의 스위치는 끄고, 내 몸과 마음의 '진짜 전원'을 켤 수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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