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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UX Worksho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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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 Jul 27. 2016

UX Workshop Week 6

인터뷰 분석 첫 번째 시간- 

Week6시간에는 오랜 준비기간을 마치고 드디어 본격적인 인터뷰 분석을 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우선은 워크샵에 조금 늦으시는 분들이 있어서 먼저 모인 사람들과 본인들이 경험한 UX라고 하는 주제로 서로 경험담을 이렇게 저렇게 나눠보는 시간을 가져봤습니다.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이야기가 활발하고 또 재미있게 진행이 되어서 예상했던 것보다는 오랜 시간 동안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나눠봤는데요, 저도 다양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많은 고민이 되고 생각을 하게 되는 귀한 시간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워크샵은 UX에 대한 넋두리를 나누는 시간으로 시작해보았습니다. 

우선 팀원들이 각각 처한 환경에서 어떻게 UX를 시도하려고 하는지, 그에 대한 어려움은 어떤 부분들이 있는지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져봤습니다. UX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직장 상사들 사이에서 막내라는 이름으로 UX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막막하다는 고민, 기승전결이 있는 리서치를 하고 싶지만 실제로는 이미 정해진 결과를 지지하기 위한 도구로 밖에 리서치가 안 쓰이는 거 같아 안타깝다는 고민, 결국은 Client의 의지대로만 끌려다녀야 하는 영혼 없는 디자인을 하는 것 같다는 고민 등등 여러 가지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사실 팀원의 이야기들을 듣다가 저는 상당히 놀라기도 했었는데요, 그 이유는 UX를 학습하는 환경이 한국과 미국이 너무 다르다는 것을 알게되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본인이 갈고닦은 UX에 대한 지식보다는 그냥 어디선가 보고 들은 이야기들만 그럴싸하게 포장한 후 UX 권위자라고 업계와 학계에서 초청을 받는 교수님이며, UX를 진심으로 고민해보는 프로젝트보다는 '돈이 되는' 산학협력 과제만 집착하고, 심지어 자기 아래 있는 학생들에게 터무니없는 가격으로 집필을 강요한 후 본인의 서적으로 이름만 바꿔 내는 교수님에, UX 컨설팅 업체를 운영하면서 실제로는 돈이 안되기 때문에 UX 리서치는 필요 없다고 단언하는 분까지... 지금 다시 생각해도 입이 떡 벌어지고 할 말을 잃게 만드는 그런 부조리함과 척박한 환경 속에서 어렵게 UX에 대한 열정을 키우고 성장하려 분발하고 있는 팀원들을 보면서 존경스럽다는 말이 안 나올 수가 없었습니다. 한편으로는 이렇게 어설프게나마 UX Workshop을 진행하기를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보기에는, 현재 국내에 총체적 UX를 하고 있는, 혹은 할 줄 아는, 회사는 거의 없거나 아예 없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UX에 관심이 있는 그 누구나 IDEO 같은 회사에 입사를 해서 일을 해보고도 싶고, Facebook이나 Google 같은 곳에서 의미 있는 User Research를 해보고도 싶고, Apple처럼 디자인 중심 경영이라는 것을 경험해보고 싶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UX에 대해서 그 실체를 정확하게 이해하는 사람은 많지 않지만 점점 관심과 그 필요성을 인식하는 상황이라는 것만으로도 어쩌면 충분히 감사한 상황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해봤습니다. 

석사과정을 시작하기 전 UX라는 개념의 창시자라고 불리는 Don Norman교수님과 1:1로 면담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때 진로에 대해서(특히 산업공학 & 경제학 전공 출신 UX 디자이너의 성공사례가 없다는 사실에) 막막해하며 고민을 털어놓았을 때 교수님이 저에게 해주신 말씀이 있었는데요, 바로: 

왜 내가 '처음으로 하는 사람'이라는 사실이 기대되고 흥분되는 일이 아닌 거지? 


였습니다. 그 당시에는 막막하기만 했던 제 진로 고민에는 전. 혀. 도움이 안 되는 반문이었지만, 워크샵에서 팀원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어느덧 팀원들에게 같은 말을 해주고 있는 저를 발견했습니다.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UX 디자이너로서 방향성을 고민하기 시작하는 팀원들이 끝까지 용기를 잃지 않고 도전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인터뷰 내용에 대한 분석도 본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UX넋두리를 나누는 시간이 생각보다 많이 길어져서 좀 촉박한 상황이었기는 했지만 본격적인 인터뷰 분석도 시작을 했습니다. 다행히 각 팀에서 대부분의 팀원들이 인터뷰를 진행해 왔었기 때문에, 분석을 하는데 충분한 데이터가 있었습니다. '여행'이라고 하는 키워드를 기반으로 어떻게 유저가 여행에 대한 동기를 얻으며, 어떤 여행을 즐기며, 왜 그런 여행을 즐기게 되었는지, 그리고 그들에게 여행이란 무엇인지에 대해서 서로 진행한 인터뷰를 정리해보고 공통점/차이점을 들어가면서 분석을 해봤습니다. 인터뷰를 분석하는 내내 저를 포함한 여기저기서 '와 재미있다'라는 말이 연신 터지며 각 팀 미팅을 진행해봤는데요, 저도 예전에 진행했었던 인터뷰 내용과 비교해 보면서 지금까지는 몰랐던 새로운 인사이트들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여행을 많이 해보지도, 여행을 그다지 즐기지도 않는 편입니다. 여행을 하고 싶다는 동기는 내적인 동기보다는 외적인 요소에 의해 생성 되는 편입니다. 하지만 저는 여행을 잘 즐기지 못하는 편이기 때문에 여행 경험을 설계하거나 평가할 때 객관적인 기준(가성비, 관광명소 방문, 인증샷등)에 막연하게 의존을 하곤 합니다. 그리고 저는 기본적으로 여행을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하거나 자유로운 경험을 갈구할 필요가 안 생겨도 되도록 일상생활 자체를 최대한 즐기려고 하고, 그 안에서 스트레스를 최소화하며 즐거운 일들을 하려고 합니다. 세상에는 저 같은 사람도 (아마 많이는 없겠지만) 있을 것이고 저와는 정 반대로 여행을 자신들의 삶의 일부, 혹은 삶의 목적으로까지 인식을 하면서 사는 사람들도 있을 것입니다. 왜 이렇게 사람들의 여행 스타일은 다른 것일까요? 액티브하고 다이나믹한 경험만을 즐기던 사람도 사회생활을 하고 스트레스를 받아가면서 점점 보수적인 휴양중심적 여행을 선호하는 스타일로 변하기도 하고, 반대로 관광과 호텔 리소트에서만 시간을 보내는 게 제일 좋던 사람도 자녀가 생기거나 자신과는 다른 성향의 연인과 여행을 시작하게 되면서 반대로 다이나믹하고 체계적인 여행 스타일로 변하기도 합니다. 외적인 요소들(자녀, 연인, 가족, 지인)을 통해서도 여행 경험이 영향을 받기도 하지만 내적인 요소들(스트레스, 삶에 대한 관점의 변화 등)을 통해서도 받죠. 그리고 이렇게 사람들의 경험을 구성하는 객관적이고 주관적인 요소들을 끊임없이 고민하고 정리해보는 과정이 바로 인터뷰 분석이자 Synthesis단계라 부르는 단계입니다. 인터뷰 분석을 통해 얼마나 많고 핵심적인 인사이트를 발굴했느냐에 따라 근본적으로 수준이 다른 아이디어를 뽑아낼 수 있는데요, 저는 개인적으로 이런 인사이트를 뽑아내는 역량이야말로 UXer로서 가장 집중해야하는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이번 UX Workshop은 총 8주를 기간으로 기획되었습니다. 이제 Week7과 Week8만을 남겨두고 점점 팀원분들의 Reflection에서 곧 워크샵이 끝난다는 게 아쉽다는 이야기들을 받았습니다ㅎㅎ 사실 그런 말을 듣고서는 '워크샵을 엉망으로 하지만은 않았나 보구나'하는 생각에 기분이 많이 좋아지기도 하고 응원을 받는 기분이기도 합니다. 많은 분들이 제가 어떻게 UX로 빠져들게 되었는지와 그 진로에 대해서 물어봐 주십니다. 그럴싸하게 대답을 할 수도 있겠지만 가장 솔직하게 말하면 UX가 재미있어서 지금 이렇게까지 UX를 하게 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번 워크샵을 통해서 한국에서는 과연 만날수 있을까 싶었던 저처럼 UX를 재미있어하시고 열정을 느끼는 분들을 만나서 매시간 저도 너무 즐겁습니다. 워크샵을 마쳐가는 상황에 저도 안타깝고 아쉽기는 마찬가지네요..ㅎㅎ 이제 후기도 두개가 남았습니다 ㅎ 이번 워크샵 다음에는 어떤 다음 도전을 해야할지도 고민이 슬슬 시작됩니다. 항상 하고싶은 일은 많지만, 제 체력도 능력도 그 욕심을 다 감당하지는 못한다는게 항상 제일 큰 문제인것 같습니다. 사실 워크샵을 시작할때만 해도 이 워크샵을 마칠때 즈음이면 다음 길이 어떤것이 보일지 감이 잡힐거라 생각했는데, 지금은 워크샵을 시작하기 전보다도 더 많은 가능성들에 고민만 늘어나는것 같네요..ㅎㅎ 이렇게 요즘은 행복한(?) 고민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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