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쁠 때나 슬플 때나
감당해야 할 일로 내 어깨가 무거울 때에도
모든 일을 다 마친 후에도
늘 혼자라 여겨졌던 그 시간이
이제는 혼자가 아니라는 사실로 와닿기를
그렇게
늘 가까이 있기를 원해요.
새벽에 눈이 떠져 하루를 시작할 때는
종종 하루가 새롭게 느껴지곤 해요.
매일 아침 당연하게 먹던 물 한 모금도
당연하게 하는 일상의 모든 루틴 속에서도
자잘해 보였던 감각이 모두 살아나
'아, 내가 살아 있구나.'라고 느끼게 해요.
그렇게 피곤했던 지난날들의 피로를 잠시 미뤄두고요.
그러고선 오늘의 새벽은 나를 붙잡아 말해주는 듯했어요.
지나온 몇 년의 시간들을 바라보라고요.
기도를 하며 지난날을 되돌아봐요.
이제야 보여요.
무턱대고 도피하듯 내 일상으로부터 나를 숨기려 안간힘을 썼던 모습이
나는 나 자신을 잃지 않으려 애쓰고 있다고 생각했던 그때가,
사실은 나를 지으신 분이 섬세한 사랑으로 나를 지키고 계셨던 시간이었음을
이제야 보네요.
마음이 힘들었던 지난 시간 속에서 과거로 돌아가고 싶다고 후회했던 모습이 떠올라요.
그러나 지금은 돌아가고 싶은 때가 없어요.
돌아간다면 만나지 못할 소중한 인연도,
지금에서야 보이는 안목도 없을 테니까요.
이렇게 다시 '나'로 돌아왔음을 나는 어렴풋이 안도하며 웃어 보여요.
주어진 일들이 피곤하고 갑갑하게 느껴졌던 한 주를 보내고 있었어요.
자유로운 일상을 누리기에는 맡겨진 사명이 있기에 어깨가 더 무거웠던 걸까요.
어쩌면 지금 이 상태이기에, 지금 이 자리이기에
내가 누리는 자유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겠죠.
그래서 감사로 물드는 내 마음을 물 흐르듯 바라보아요.
조용히 봄이 왔네요.
봄이 왔다는 것을 달력을 통해 알게 된 건 이번 해가 처음인 것 같아요.
내 마음이 가득 찼나 봐요.
단단한 사랑으로 채워진 것 같아요.
흔들리지 않는 잘 닦인 토양이 되기를 기도해요.
이렇게 오늘 하루도 다시 힘을 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