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ill Sunlight

by 이지희

아슬아슬한 한 길 사이로

그렇게 나뭇가지 위에 살며시 올라가 있는 새처럼

그 중심엔 나만이 서있는 듯 꿋꿋이 서있답니다.


안경이 더러워졌는데 중심을 잃을까 하여 안경도 닦지 못하고 뿌연 시간을 견디고 있지요.

꽃이 피고 바람에도 온기가 느껴지고 우리 아이는 봄이 왔다고 아침마다 노래를 부릅니다.


당신은 나의 마음을 아실는지

당신은 나의 심정을 들여다보시는지

당신은 나의 걸음을 기억하실지

궁금하지만 알 수 없는 마음 끝에

이렇게 물을 머금듯 마음도 머금어 삼켜 내립니다.


한 발짝 더 찾아가고

한 걸음 더 다가가고 싶은 이 마음.

나 홀로 견뎌야 하는 마음인지 함께 하고 계신 마음인지 알 길이 없지만,

나는 가지 않고 이 자리에 있다고 말하고 싶어 침묵의 자리를 지켜냅니다.


오늘도 결국엔 새 날을 감사함으로 시작하고 있답니다.

오늘도 새로운 이 하루를 필요 있게 정직하게 그날의 깊이를 채우며 살아가야겠지요.

건강을 회복하는 것이 많이 더딘 가운데에서도

일터와 학업의 함께하는 이들의 배려와 사랑 속에서 힘을 내며 나아가고 있습니다.

하루만, 딱 하루만.

그렇게 오늘의 앞만큼만 바라보며 견디면 평탄한 나날이 또 오겠지요.

사실, 건강을 잃을까 더 나빠질까 두렵고 불안한 마음에 '끝'이 또 이렇게 가까운 것 같아 많이 무섭기도 해 여러 날 잠을 설치는 요즘이었지만,

활짝 핀 꽃도, 사랑한다고 노래를 불러주는 우리 아기의 목소리도 너무 아름다워서

내 마음속에 피어버린 가장 소중하고 환한 그 마음도

이렇게 오늘이라도 누릴 수 있음에 너무 감사해서

희생과 사랑을 외면하지 않으려 합니다.

지금까지 살아올 수 있었던 그 모든 순간의 햇빛과 거름, 일구어진 토양 앞에 아무것도 피지 않았다고 다 헤집을 수 없듯이, 그림자 사이로 비췬 작은 햇빛을 그 누군가 늘 비춰주고 있음을 믿으며 그 믿음에 기대어 오늘 하루를 감사로 채웁니다.

"모든 일이 다 잘 될 거예요"라는 말보다

이 말을 더 하고 싶어요.


사랑합니다.

축복합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그리고 나 자신에게 한 마디 하라고 한다면,

나는 '살아줘서 고맙다'는 말을 듣고 싶어요.




사랑해요.
고마워요.
그리고 축복해요.
오늘도 살아줘서 정말 고마워요.



바람, 봄바람, 꽃, 나무, 하늘



목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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