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153개 지역을 여행한 외국인, 조나단

[윤지민의 리얼관광 인터뷰]

by 윤지민

호주에서 일을 그만두고 아시아 여행을 시작했고 그 중 한국에서 가장 오랜 시간을 보내며 한국의 153개 모든 지역을 대중교통만을 이용하여 여행했다는 조나단. 대체 어떤 이유로 한국에 머무르게 되었고, 어떻게 여행하기 어려운 지역까지 대중교통으로 여행을 할 수 있었는지 궁금한 마음에 시청 근처에서 만나 인터뷰를 했다.


호주에서 회계사로 일했던 조나단은 지난 3년간 한국과 북한을 포함한 아시아의 24개국을 여행했고 그 중 가장 매력적이라 느껴졌던 한국으로 다시 돌아와 한국의 구석구석 모든 지역을 여행했다. 한국어를 유창하게 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대중교통만으로 여행하는 것은 쉽지 않았지만 그만큼 의미있는 여행이었다. 대부분의 여정을 버스나 페리, 무궁화호를 이용하고 많은 곳들은 도보로 이동했다. 특히 한국의 영토 중 70%가 산지라를 이야기를 듣고 '진짜 한국을 방문했다'는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는 산을 많이 가봐야겠다 생각해 총 22개의 국립공원을 포함하여 약 50여개의 산을 정상까지 올랐고, 그 과정 속에서 셀 수 없이 많은 절들을 방문했으며, 대한민국의 모든 유네스코 문화유산과 40여개의 섬을 방문했다.


한국의 어떤 매력이 조나단을 이 곳에 머물게 했을까? 지역을 여행하는데 어려움은 없었을까? 궁금한 게 많아 한참동안 대화를 나눴다.


※ 아래의 한국여행 사진들은 조나단이 삼성 스마트폰으로 찍은 13,000여장의 원본사진 중 일부입니다.


시청 앞에서 만났던 조나단. 내가 좋아하는 정동전망대를 보여주고 싶었다.
조나단이 방문한 한국의 모든 지역



[인터뷰 전문]

Q. 한국의 어떤 매력이 조나단을 이 곳에 머물게 했나요?

호주에서 한인타운 근처에 살았기 때문에 처음에는 한국인 친구들이 많아서 한국을 찾았어요. 하지만 한국에서 지내면서 한국 문화의 독특함에 더 매력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아시아 국가 중 가장 어마어마한 성장을 이뤄냈으며, 한국인들만이 공유하는 문화가 있다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예를 들자면, 다른 나라들은 다 구글을 쓰는데 한국은 네이버를 쓰는 등?


무엇보다 특히 한국음식에 큰 매력을 느꼈습니다. 지역으로 갈 수록 신기하고 신선한 먹을거리가 너무나도 많으며 그 음식들은 세계 어느 다른 나라에서도 즐길 수 없는 음식들이에요. 개인적으로 한국음식은 아시아 음식 중 단연 최고라고 생각하며, 많은 외국인들이 한국음식을 생각했을 때 떡볶이, 삼겹살, 삼계탕과 같은 것들만 아는 것이 안타까워요. 한국음식은 너무나 건강한 음식이 많거든요.


Q. 한국여행의 장점은 뭔가요?

지역 여행을 해보면 한국은 시설 대비 굉장히 저렴해요. 동남아 여행을 하는 것과 경비가 비슷하게 든다고 느낄 때도 있을 정도로요. 숙소의 경우 찜질방이나 모텔에서 해결하면 저렴하고 편안하죠. 그리고 안전합니다. 동남아만 해도 밤늦게 다니거나 해도 무서울 때가 있는데 한국에서는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어요. 특히 저는 한국의 시골풍경을 너무 좋아하는데, 자연환경도 아름답고 어딜가나 조용하고 평화로운 분위기가 너무 좋아요. 지난 봄에 여행할 때는 각 지역의 꽃을 개화시기에 맞춰 보기 위해서 위로 아래로 다니느라 교통비를 낭비하긴 했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었어요.


저는 등산을 너무 좋아해서 거의 보이는 모든 산을 올랐고, 그러다보니 하루에 적어도 4-5시간 정도는 하이킹을 하고 있더라구요. 너무 힘들었지만, 모든 산이 다 다르고 어느 계절에 가는지에 따라서도 다르더라구요. 항상 하이킹을 하다보면 젊은 사람들은 거의 없고 나이드신 분들을 많이 만나게 되더라구요.


Q. 외국인으로 한국을 여행하기가 쉽지 않았을텐데 어떻게 여행했나요?

한국은 어떤 정보를 어디서 찾아야하는지 알기만 한다면 다른 아시아 국가에 비해 정말 여행하기가 편리해요. 모든 정보를 인터넷에서 찾을 수 있지만, 많은 외국인들이 찾기가 어렵게 되어있죠. 구글에서는 검색해도 내용이 충분히 나오지가 않아서 저는 한글을 읽고 쓰는 것만 익혀서 네이버 검색을 활용했어요. 한글이 또 워낙 배우기가 쉽잖아요. 가고싶은 도시 이름 뒤에 '가볼만한 곳'을 검색하면 네이버에서는 그 지역의 인기있는 관광지를 보여줍니다. 거기서 보여주는 곳의 사진을 둘러보다가 가고싶은 곳을 찍어서 바로 네이버 지도로 가는 길을 검색하면 알아서 가는 방법을 알려주니 굉장히 편리합니다. 구글맵보다 카카오지도나 네이버 지도가 정확할 때가 많아요. 개인적으로는 카카오지도가 더 쓰기 편하게 만들어져있어서 유용하게 썼어요. 외국인도 이 방법만 알면 한국에서는 못 다닐 곳이 없습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대부분의 외국인들은 이 방법을 알지 못하고, 한글을 읽고 쓸 수 없다는 것이죠. 그래서인지 시골을 여행할 때는 저 이외에 다른 외국인은 거의 보지를 못했어요.


교통은 앞서 말한 방법을 이용하면 어렵지 않았어요. 숙소도 '찜질방'이나 '모텔'이라는 단어를 검색할 수 있으니 찾기가 어렵지 않았구요. 저는 돈을 아끼기 위해 찜질방을 많이 이용했는데 제가 갔던 80%의 도시는 찜질방이 있었고, 나머지 20%의 도시는 없었는데 그럴 때는 가까운 다른 도시에서 자기도 했습니다. 정말 오래된여인숙에서도 자본 적이 있구요.


Q. 한국여행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요?

가장 어려운 점은 외국인들이 접근 가능한 정보가 제한적이라는 것입니다. 한국에 대한 정보를 외국어로 검색하면 대부분은 서울, 부산 등 주요 도시에 관한 정보밖에 없어요. 영어로 만들어진 가이드북 중에서도 한국을 제대로 담고있는 책도 없다고 생각해서, 언젠가는 제가 제대로 하나 써보고 싶다는 꿈도 가지고 있구요. 가장 인기가 있는 론리플래닛의 경우 식당소개나 도외지역 소개에 있어서는 아직 정확도가 많이 떨어지며, 아예 소개되지 않는 곳도 많아요.


Q. 한국 관광의 어려운 점을 해결하기 위해 필요한 부분은?

기본적으로 아시아의 다른 나라에 비해 한국은 관광정보에 있어서 굉장히 좋은 자원들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주요 도시가 아닌 한국의 지역에 대해서는 마케팅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합니다. 가보면 충분히 경쟁력있는 곳들인데 수요가 없어서인지 아예 알려지지조차 않은 곳들이 너무 많아서 안타까워요.


특히 한국관광공사의 웹사이트에 있는 정보들이 업데이트 되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한국여행을 하면서 13,000여장이 넘는 사진을 찍었고, 좋은 여행 사진을 위해 값비싼 카메라가 필요없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모든 사진을 삼성 스마트폰으로 촬영하였습니다. 보정된 사진이 아니라 제 눈을 통해 본 아름다운 모습 그대로를 더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한국관광의 즐거움을 알리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다만 한국관광공사 웹사이트에 있는 사진들은 대부분 굉장히 오래되었으며, 누락된 장소들도 있습니다. 지역이 가장 아름다운 시기에 찍은 더 매력적인 사진으로 정보를 업데이트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VisitKorea 웹사이트에서조차 정보들을 한번에 찾아보기 어렵게 구성되어있어요. 정보가 없는 건 아닌데 찾기가 힘들게 되어있죠. 또한 어느 지역의 정보를 찾아보더라도 어떤 버스를 타라고만 나와있지 그 버스가 몇시에 오는지 등의 자세한 정보는 없는 경우가 많아요. 특히 여행을 많이 해보지 않은 사람이라면 정보를 선별해서 활용하기가 어려운 부분이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Q. 한국의 모든 지역을 여행하면서 앞으로 가장 발전가능성이 있다고 느낀 곳이 있다면?

전남이요. 신안군도 굉장히 아름답고, 음식도 맛있구요. 강원도도 좋아요. 접근성도 좋은 편이고 산과 바다를 다 만날 수 있으니까요. 설악산도 제가 아주 좋아하는 곳 중에 하나입니다. 한국은 자연환경을 더욱 알릴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는 한국의 자연환경이 정말 아름답다고 생각하는데 한국을 소개할 때 항상 K-Pop이나 쇼핑 등만 강조되는 것이 안타까울 때가 있었습니다.


Q. 한국여행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이 있다면?

굉장히 어려운 질문인데. 지금 생각이 나는 곳은 울릉도에요. 여름에 갔는데 너무 시원하고 아름다웠어요. 운이 좋아서 날씨가 좋을 때 갈 수 있었는데, 관광객도 많이 없고 아름다운 자연을 즐길 수 있어서 좋았어요. 독도도 가볼 수 있었구요. 기억에 남는 음식도 많은데 대전 근처에서 먹었던 팥국수도 맛있었고, 특이한 음식이라면 가거도에서 먹었던 거북발이 생각나네요.

조나단이 가거도에서 먹었던 거북발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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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의 시각에서 본 한국 관광의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


조나단과 인터뷰를 하면서 느낀 게 참 많았다.

내가 느낀 점을 정리하는 것만해도 꽤나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다.

지금 쓰고 있는 <윤지민의 리얼관광> 국내여행 편을 쓰는데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


어쩌면 우리는 그동안 더 많은 사람들이 찾는 한국의 모습만 강조해서 보여준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류나 화장품쇼핑으로 당장 한국에 와서 더 많은 소비를 해줄 사람들에게 필요한 것을 제공하고, 더 많은 할인을 하고, 그들을 위한 상품이나 관광지에 대한 고민을 하고. 대한민국 국토의 대부분은 아름다운 산과 바다, 수많은 섬들로 이루어져있는데 '진짜' 대한민국의 모습을 어떻게 더 알릴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은 부족했던 게 아닐까.


한글만 읽고 쓸 줄 알면 한국여행이 정말 편하고 쉬워진다는 조나단의 말이 인상적이었다. 다시 말하면 네이버로 국내여행을 하기는 쉬우나 구글로는 어렵다는 뜻이 아닐까. 네이버 지도는 되는데 구글맵은 안되고, 네이버에서 검색은 되는데 구글에서는 검색이 안되고. 이렇다고 해서 우리가 '구글도 우리나라가 되게 만들자'로 생각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국내 포털사이트나 국내 지도를 어떻게 외국인들도 편히 쓸 수 있게 만들까룰 고민하면 어떨까. 조나단도 말했다. 쓰는 방법만 알면 쉽고 편하다고. 어떻게하면 쓰기편한 걸 만들까에 대한 고민보다, 어떻게 쓰는 방법을 알려줄까에 대한 고민이 사실은 더 빠르고 경제적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다.


많은 인사이트와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었던 조나단과의 인터뷰. 이렇게 한국 여행에 푹 빠진 외국인 여행자들을 대상으로 한국 관광의 본질적인 매력에 대한 질적연구를 해보고 싶다는 목표도 생겼다. 결국 모든 것은 사람에게로부터 배운다.




+ 조나단은 지금 한국을 떠나 중국과 몽골을 여행하고 있어요. 여행이 끝나면 다시 한국에 돌아와 한국을 여행하면서 느낀 점들과 사진을 더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다고 합니다. 좋은 기회와 제안들이 있으면 연락부탁드려요!


리얼관광연구소 대표

관광커뮤니케이터

윤지민 (jieminyoo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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