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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비 Oct 29. 2020

3. 공부를 잘하면 꿈을 이룰 수 있을까요?

오랜만에 좋아하는 언니랑 수다를 떨다 언니가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공부를 잘한 것이 불행의 시작이야



공부를 엄청나게 잘하여 최고의 엘리트에 속하는 그룹은 가 속해 보지 않아 어떤지 알 수 없지만, 그래도 저도 공부라면 했고, 또 꽤 잘한다고 자부하는 사람들이 모인 회사에 다니고 있는데 과연 우리는 모두 어린 시절 꿈을 이루었을까요?


얼마 전 회사에서 팀이 통폐합이 되며, 팀장님과 굉장히 친한 옆팀 팀장님께서 통합된 팀의 팀장이 되셨습니다. 사실 발표가 나기 직전까지도 그 팀장님께서 평직원으로 내려오실 것 같다는 소문이 있었기에, 소식을 들은 우리는 "다행이시네요. 축하드려요"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저희 팀장님께서 "과연 축하받을 일일까? 팀장은 어쩔 수 없이 임원을 달기 위한 부담을 버릴 수 없는데, 지금 임원 달아야 얼마나 더 벌어. 대신 스트레스는 엄청 받지. 오히려 어쩔 수 없이 자리에서 물러나 정년까지 마음 편히 다니는 것이 축하받을 일이 아닌가?"라고 얘기를 하셨습니다. 그러니 최근 동기들과 우스개 소리로 한 얘기가 생각이 납니다.

"내가 그만둘 자신은 없고, 회사가 날 잘라줬으면 좋겠다."


언젠가는 내 사업을 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수시로 사업 아이템을 고민해봅니다. 그러나, 실제로 행동으로 옮길  자신이 없다는 것도 압니다. 만일 가 사업을 시작한다면 아마 그 계기는 "회사에서 잘렸을 때" 일 것입니다. 누군가는 가슴속에 사표를 넣고 다닌다고 하지만, 정년까지 아마도 가 먼저 사표를 던질 용기는 생기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일반 기업에 다니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일까요?

지금까지 부모님, 선생님 혹은 사회에서 정해준 루트에 최선을 다했고, 사회에서 정해준 기준을 맞추려 노력했고, 그 기준에는 선두로 들어온 사람들일 것입니다. 그렇기에 20대 초중반까지 살아온 삶은 꽤 치열했을 것입니다. 그렇게 얻어진 결과이기에 이 길을 그냥 버리기가 쉽지 않습니다. 게다가 이 길은 내가 버리지만 않으면 평생 안정적으로 살 수도 있고, 조금만 잘하면 내 밑에 사람들도 생기고, 그들보다 조금 더 많은 급여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렇게 받은 돈으로 투자를 잘해 조금 더 여유롭게 살 수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니 나에게 간절한 꿈이 있거나, 무조건 성공할만한 아이템이 있다고 하더라도 이 길을 스스로 벗어나긴 힘듭니다.


가끔은 이런 생각이 듭니다. 만일 회사에서 잘린다면 는 뭐든 잘할 것 같습니다. 그러나, 분명(?) 성공할 자신이 있지만,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포기하고 사업을 할 이유는 찾을 수가 없습니다. 개구리를 냄비에 넣고 불의 온도를 조금씩 올리면 뜨거움을 느끼지 못하고 죽는 다고 하는데, 제 모습이 딱 그렇습니다. 변화하지 않으면 도태되지 않을까에 대한 두려움이 있지만, 물이 설마 나를 죽일 만큼 뜨거워질까? 지금 뜨끈뜨끈하니 너무 좋은데 밖으로 나가야 해?라는 생각을 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봅니다.


최근에는 경력개발이라고 하여, 회사 내에서 팀을 자주 옮길 것을 권장하기도 합니다. 입사 동기들 명단을 보다 보면 처음 입사해서 같은 팀에 있는 동기가 몇 명 남지 않음에 놀라곤 합니다. 몇 명 남지 않은 사람이 바로 저입니다. 그런데 저는 지금 팀의 불만도 없거니와, 10년 이상 같은 일을 하다 보니 이제 수월하게 할 수 있고, 누구 하나 나에게 뭐라 하는 사람이 없는데, 굳이 새로운 곳에 가서 특히 내가 잘할지 못할지도 모르는 곳에 가서 바닥부터 배울 의지가 없는 것입니다. 또 새로운 곳에 가면 그곳에서의 텃세가 있고 그 텃새를 이겨내기 위해 많은 정신적 스트레스를 이겨내야 하는데, 그렇게까지 해야 할 이유가 뭐지? 지금 이곳에서는 내가 텃세를 부리고 있을 수 있는데, 라는 생각에 배움에 대한 갈증은 있지만 익숙한 곳을 떠날 용기를 찾지 못하는 것입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것이 그리 값진 것이 아님에도 본전 생각에 쉽게 포기하지 못하는 것이겠죠. 그래도 본전 뽑겠다며 열심히 합니다.




그렇다면 과연 나는 우리 아이들에게 어떤 교육을 시켜야 할까요? 나는 내 삶에 이런 의문들이 가득한데 나랑 똑같은 인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할까요? 아니면 그래도 이 정도면 성공한 삶이라며 저와 같은 삶을 물려줘야 할까요?



최근 새로운 도전을 생각만 하고 있습니다. 제가 하고 싶다고 되는 것은 아니지만 되면 좋겠다는 생각반과 지금 행복하고 안정적인데 굳이 리스크를 안고 해야 할까 생각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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