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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지은 Sep 26. 2019

신뢰의 기준

'신뢰한다'라는 말의 기준은 무엇일까? 누군가 혹은 무엇인가를 믿는다는 그 믿음의 기저에는 어떠한 것들이 있을까? 특히 사람을 믿는 데에는 어떠한 요소들이 필요할까?


사람을 너무 잘 믿어서 탈이야 라는 말을 듣고, 고민을 하게 될 정도로 대부분 만나는 사람들을 믿는 편이다, 그만큼 실망감을 얻는 경우도 많다. 물론 그 때마다 믿은 자신의 잘못도 있다며 반성을 하고는 있지만, 고질적으로 신뢰와 실망의 패턴은 유지되는 것 같다.


실망을 한다는 것은 어쩌면 '기대심'의 마음도 섞여 있었던 것일까? 절대 이 사람은 신뢰를 져버리지 않을거야라는 막연한 믿음이라 말하고 '기대'하는. 실망이든 기대든 어떤 기준이 어긋났을 때 생기는 것인데, 궁금해졌다.  나는 주로 어떤 상황에서 신뢰감을 잃게 되는지.


"평소에 어떤 말을 내뱉고 있는가?"


가장 큰 힘은 말이다. 누군가에게 의견을 제시하거나, 자신이 한 말에 대해서는 최소한의 '약속' 개념이라 생각한다. 스스로와의 약속이 될 수도 있고, 타인과의 약속도 될 수 있다.

물론 상황이 여의치 않아 자신이 한 말에 대한 약속을 못 지키게 되는 일도 발생할 수 있지만 그에 대한 설명만 이루어진다면, 최소 상호 이해관계는 성립하게 된다. 말을 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것은 없기 때문에. 문제는 말을 하지 않거나, 자연스럽게 조용히 자취를 감취는 데에서 발생한다. 무책임으로 전락해 버리는 것이다.


혹은

"그 때 왜 그럼 그렇게 이야기 했어요?"

라고 물으면 누가 그렇게 하라고 했나?라며 그 말에 동의한 사람의 책임으로 돌아가는 경우도 볼 수 있다. 그렇다. 자신의 의견에 더 집중하지 않았던 잘못도 있다. 하지만 이 또한 그 이전에 상대에 대한 신뢰가 너무 강했기 때문이라는 생각도 든다.


늘 내 뱉은 말에는 힘과 책임감이 실려 있고, 그것이 누군가에게 전해지는 순간 그 힘은 더 커지며 신뢰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해서일까? 말을 번복하거나, 아무 말 없이 사라지거나 하는 상황은 좀처럼 이해하기가 어렵다. 오히려 오해를 불러일으킨다. 물론, 나도 완벽하게 내가 하는 모든 말을 지킨다고는 할 수 없다. 하지만, 최소한 누군가에게 전해지는 말, 특히나 내가 해야하는 일이 아닌 제안을 통해 상대가 하는 일이 될 때에는 더 신중을 기하고, 책임을 다하려고 하는 편이다. 만약 불가피하게 변동사항이 생길 때에는 충분한 설명을 하려고 노력한다. 상대에게는 핑계로 들릴 수도 있겠지만.


이렇게 쓰다 보니, 내가 그런 생각을 하고 사는 사람이라, 상대에게도 그런 부분들을 바라고 있는 것인가?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모두는 자신의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기 때문에. 그래서 아마 이 글을 읽는 분들 중 '혹시 내가 그런가?'라고 생각하는 분들보다 '나와 다른 얘기다'라고 느끼시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후자의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조금 더 자신이 한 말에 대하여 최선을 다하고 있는 지 생각해 봐야 할 대상이라 생각한다.


사람은 다양하고 서로 다르다는 것은 알지만, 이렇게 늘 수양이 필요한 듯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오늘도 말이라는 것은 한번 더 생각하고 내뱉어야 함을

내가 느끼듯 혹 다른 이들도 나에게 그런 부분에서 신뢰를 잃은 적이 없는지 생각해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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