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차게 오른 정상.
그 다음 해야할 일은 내려가는 일 뿐이다.
정상을 향해 올라가는 길보다
왜 내려가는 길이 더 힘든 것일까?
올라가는 길에는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맞춰진 시선
그 하나에 의해 걸음 걸음이 움직이게 된다.
온통 나의 힘은 위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원하던 정상에 올라서 내려다 보는 그 마음속에는
어떤 마음이 자리하고 있을까?
성취에 대한 희열도 있겠지만
다시 내려가고 싶지 않다. 떠나고 싶지 않다는 마음 또한 공존한다.
그래도 우리는 걸음을 옮겨야 한다.
한걸음 한걸음
다시 돌아왔던 길로 내려가기 시작한다.
올라올 때보다 더 신경 쓸 것도 많고 힘이 많이 들어간다.
왜 일까?
조심스러움의 발 끝에는
온 몸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더 많은 힘이 들어가고
바라보아야 할 시선은 아래 뿐만 아니라 사방을 함께 둘러보는 데 바쁘다.
자칫 잘못 내딛는 발에 의해 몇 걸음 성큼 나아가며 생각치 못한 돌부리에 부딪힐 수 있기에
오르면서 보지 못했던 광경을 보기도 하고
거의 다 온 듯 한 출발점이 계속 나타나지 않는다며 내려가는 길에 대한 마음이 요동을 친다.
어차피 내려가야 할 길만 남았다면
천천히 걸음을 내딛으며 올라 올 때 차마 보지 못했던 것들을 바라보는 건 어떨까?
내리막의 끝에서 우리는
또 다른 정상으로 향하게 될테니
그리고 그 정상에서 다시 내리막에서
몸의 중심을 잡기 위해 온 힘을 쏟고 있는 발끝을 위해
지금부터 아니 올라가는 순간순간 근육을 만들어두자.
어차피 삶이란 오르고 내리는 시간의 연속이기에
우리를 위해 몸과 마음의 근육을 만들어 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