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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은 Aug 15. 2018

각종 '필요한가요?'

미니멀라이프, 각종 물건의 필요 이야기

지갑 꼭 필요한가요?  


유럽에 가져간 세 개의 동전지갑이 분실, 고장, 오래됨이라는 각자의 이유를 가지고 나를 떠났다. 물건이 없어진 순간이 바로 그 물건의 유용성에 대해 판단해볼 시점이다. 결론적으로 지갑은 동전과 카드들이 가방 안, 혹은 점퍼 주머니에서 이리저리 뒹굴지 않게 보호해주는 고마운 존재였다. 그렇지만 그걸 느끼기 전까지 약 두 달 간을 지갑없이 사용했다. 다만, 나는 마지막에는 신용카드 한 장과 현금만 들고 다녔기에, 굳이 장 지갑, 중 지갑, 단지갑도 필요 없이 동전지갑 정도로만 충분했다. 한국으로 돌아온 지금도 신분증, 체크카드, 학생의 신분을 보여주는 학생증, 현금 정도면 충분하다.


화장품 필요한가요?


기초화장과 파운데이션에 대한 욕심을 버리면, 클렌징 폼도 버릴 수 있다. 우츠기 박사의 ‘화장품이 피부를 망친다’라는 책이 있다. 물론 논란은 있지만, 실제로 많은 화장품이 피부에 유해하다는 것은 알려진 사실이다. 나는 기초화장(스킨, 로션)과 파운데이션, 클렌징 폼 등을 모두 끊었다. 별 일 없었고, 지금까지도 별 탈 없이 잘 산다. 다만 자외선이 피부 노화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하면, 파우더 형태의 자외선 차단제를 이용하는 것도 좋겠다. 나는 아이 브로우(Eyebrow)와 립스틱, 그리고 파우더 팩트로만 화장을 하고, 지우는 것도 순비누로 지운다. 젤 타입의 아이브로우를 사용하면 아이라이너까지 올인원으로 그릴 수 있다. 미니멀리스트들에게 올인원, 혹은 다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물건들은 정말 땡큐다. 많은 것을 살 돈은 아끼면, 좋은 물건 하나 살 수 있다. 그렇게 모나리자 방불케 하는 눈썹 없는 나도 좋은 아이브로우와 함께, 눈썹 고민을 줄였다. 


샴푸, 린스 필요한가요?


노푸(No Poo)는 우츠기 박사의 ‘물로 머리감기’에 등장한 용어로, 샴푸를 사용하지 않고 머리를 감는다. 노푸에는 아예 물로만 감기, 순비누로 감기, 베이킹소다로 감기 등의 다양한 방식이 존재한다. 나는 이 중에 순비누를 사용해 머리를 감는다. 뭐? 비누를 사용해 머리를? 믿기 힘들지도 모르겠지만, 순비누로 머리를 감으면, 머리는 조금 떡질지언정(?) 정말 머리 안 감았을 때 어떤 화학 냄새가 나지 않는다. 순전히 귀차니즘에서 시작해, 약간의 과학적인 사실을 믿고 오호라, 가벼운 삶이 가능하겠네!라고 생각한 나는 1년째 노푸 중이다. 나보다 조금 늦게 접한 엄마는 나보다 더 신봉자가 되어 순비누를 집안 사람들에게 전파 중이다. 비누로 감으면 샴푸만큼 향긋한 냄새가 나지는 않고, 나도 아직 적응기이지만, 이런 시도도 가능하다고 조심스레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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