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얼 키드

조금만 더 빨리 태어났다면.

by 램프아이

'내게로 와

이 밤이 우릴 찾아왔잖아

다시 한번 더 날 바라봐 부탁이야 제발 한 번 더 말해봐

이런 밤 다신 없을 거라고

내게로 와 플리즈 컴 클로저

행복하게 웃음 지어봐'


- 롤러코스터 내게로 와-



오랜만에 우연히 롤러코스터를 들었다. 예전엔 마냥 따라 부르기 쉬워 좋아하던 힘을 내요 미스터김을 들으며 어른이 되었다는 것을 어른이 된 지 칠 년 만에 깨달았고 내게로 와를 듣고 있자니, 내가 좀 더 일찍 태어나서, 15년 전 이미 지금의 나이였다면 어쩜 더 낭만적이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시절에 내가 스물여덟이었다면 분명 롤러코스터를 타기 위해 홍대 라이브 카페를 기웃거리는 젊은 여자였으리라 상상했다. 빨간 립스틱을 바르고 지금으로 치면 촌스러운 스틸레토 힐을 신고 아픈 발바닥을 부여잡고라도 하루 종일 격무에 시달렸지만 그 시절로 치면 '커리어우먼'으로 꽤 잘 나가는 인생의 작은 일탈이라고 생각하면서 밤의 라이브 카페를 즐겼을 것만 같았다. 그때에 20대를 보낸 나였다면 어떻게든 서울로 올라가겠다는 동경과, 하루하루 치열하게 살면서도 성공해야겠다는 신념이 있었을 것만 같다. 발을 절뚝이더라도 늦은 밤 지하철 막차에 하이힐 신은 발로 뛰어들어 타고야 마는 그런 젊은 직장인. 작은 오피스텔 자취방에는 롤러코스터나, 자우림의 포스터가 있어 집에 오면 컴퓨터부터 틀어놓고 냉장고에서 캔맥주를 꺼내 마실 것 같다. 왠지 이 이미지는 영화 후아유(2002)로 내 마음속에 대표된다. 인주의 작은 방, 파란 화면의 컴퓨터, 온라인 게임, 채팅, 63 빌딩...



maxresdefault.jpg @Jaurim - Magic Carpet Ride, Music Camp, EP57, 2000/07/08, MBC TV, Repub



예전에도 어딘가에 그런 말을 썼던 것 같은데, 세기말 밀레니엄이 내겐 응답하라 고 미드나잇 파리에서 그토록 찾던 황금시대인걸. 선글라스를 콧등 끝까지 올려 낀 조원선과 이상순의 노란 머리. 김윤아의 보라색 립스틱과 간호사복. 그런 게 나한테는 낭만의 시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