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만남
아니, 무서웠다고 딱 잘라서 말하기도 어려운 참으로 이상한 느낌이었다. 아무튼 나는 까맣고 가느다란 머리카락이 무성하게 나 있는 그 괴상하게 생긴 생명체에게 처음으로, 그리고 강제로 내 가슴을 내어 주게 되었다.
- 산모님, 모유수유는 꼭 하시는 게 좋아요. 처음엔 잘 안 나오더라도 계속 물리면 양이 늘 거예요.
그곳은 모유수유를 권장하는 병원이었다. 간호사는 통나무처럼 누워있는 내 옆에 그 생명체를 위치시키고는 어찌어찌 녀석의 입을 내 젖꼭지에 갖다 댔다. 녀석은 입을 힘없이 오물거리다가 그만 쓱 고개를 돌리고 말았다. 매우 무기력하고도 연약하기 그지없는 작은 생물. 이것이 내 아기의 첫인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