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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부터 중·고교생이 사용할 역사 교과서의 집필 기준 최종 시안이 공개되었고 위 글은 이에 관한 논설 한 대목이다. '후세'라는 단어와 '남의 자식들'이라는 표현에 눈길이 간다. 그리고 적절한 표현인지 의문이 든다. '후세'란 국어사전에 '다음에 오는 세상. 또는 다음 세대의 사람들'이라 뜻풀이되어 있으므로 별 문제가 아닐지 모른다. 2020년부터 새 역사 교과서를 사용할 중학생, 고등학생이 기성 세대 입장에서 다음 세대의 사람들인 것은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어사전의 뜻풀이가 그리 잘 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일반적으로 '후세'는 '당대'와 대립되는 의미로 쓰이기 때문이다. 2020년 이후의 중학생, 고등학생들은 동시대 사람들이지 후세 사람들이라고 보기 어렵다. '후세'보다는 '차세대'나 '자라나는 세대'가 낫다.
'남의 자식들'이라는 표현도 왜 이런 말을 썼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집필 기준을 만든 사람들은 교수와 교사 등 20명이라고 한다. 그 20명 중에도 자녀가 중고등학생인 이가 있을 수 있다. '남의 자식들'에는 본인들의 자식은 제외된다는 뜻인가. 오히려 자기 자식에게는 더욱 본인들 생각을 심어주고 싶지 않겠나. 혹은 자기 자식은 물들여도 상관없지만 남의 자식은 물들여서는 안 된다는 뜻인가. 어떻게 보아도 '남의 자식들'은 문맥에 잘 어울리는 표현이라고 하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