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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세중 Aug 30. 2020

오지를 찾아서

경북 붕화군 소천면 분천 - 승부 왕복 트레킹

봉화는 경북의 북쪽 끝이다. 강원도 태백과 경계를 맞대고 있다. 오지 중의 오지에 철도(영암선)가 놓인 게 1955년이라고 한다. 무려 65년 전이다. 그리고 그 때도 단선, 지금도 단선이다. 영암선 중에서도 분천역과 승부역 사이는 철도만 있을 뿐 도로가 없다. 도로를 놓기엔 지형이 험해서 수없이 터널을 뚫어야 한다. 그러니 아마 경제성이 없어서 도로를 놓지 않고 있을 것이다. 교통이 불편하니 예나 지금이나 오지로 남아 있다. 전부터 이곳에 한번 가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으나 실행하지 못하고 있다가 이번에 드디어 길을 나섰다.


8월 28일(금) 오전 청량리역으로 가서 10시 33분발 중앙선 기차를 타고 영주로 향했다. 영주에서 내려 역 매표소에 가서 분천행 영동선 표를 끊어 열차에 올랐다. 코로나 여파가 있었겠지만 중앙선보다 훨씬 승객이 적었다. 객차에 사람이 거의 없었다. 봉화, 춘양, 현동에 서더니 드디어 분천역에 닿았다. 생전 처음 와보는 분천역이었다. 오후 2시반이 좀 더 지나 있었다. 햇볕은 뜨거웠다. 우선 점심을 먹을 데를 찾았다. 저녁에 승부역까지 걸으려면 네 시간은 걸어야 할테니 든든히 먹어둬야 했다.


역 앞에 식당이 여럿 있는 듯했지만 분천을 좀 둘러봐야겠다 싶어 거리를 걷다가 외곽에 큰 식당이 있어 그리로 들어갔다. 갈비탕을 주문했다. 한 그릇 깨끗이 비운 뒤 식당을 나섰다. 이제 분천에서 승부까지 걸어서 가보는 거다. 햇살이 꽤나 뜨거웠지만 시간이 갈수록 기세가 수그러질 테니 걱정이 되진 않았다.


분천에서 승부 가는 트레킹코스가 둘 있다. 비동마을에서 양원을 거쳐 승부로 가는 길은 태백선 철로 근처에 난 탐방로를 이용한다. 다른 길은 비동마을에서 산을 타고 배바위고개를 넘어서 승부에 이르는 길이다. 양원을 거쳐 승부로 가는 길을 마음속에 정해 두고 분천을 떠났다.


분천에서 비동마을 부근까지는 자동차가 다니는 길로 걷는다. 그러니 당연히 포장된 길이다. 하지만 차는 거의 다니지 않았다. 비동마을 부근까지 가는 동안 서너 대나 지나갔을까 싶었다. 놀라운 것은 그 길에 걷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는 사실이다. 그렇게 터벅터벅 조용한 시골길을 걷고 또 걸었다.


드디어 갈림길에 이르렀다. 다리를 건너면 양원을 거쳐 철도 부근에 난 탐방로로 가는 길, 다리를 건너지 않고 언덕길로 오르면 비동마을을 거쳐 배바위고개로 가는 길이다. 미리 마음속에 정해둔 대로 양원으로 향했다. 다리를 건넜다. 자동차가 다닐 수 있는 길은 약 1km가량 더 나 있었다. 그리고 끊겼다. 표지판에 '체르마트길'이라고 쓰인 데를 들어서면서 가파른 산길이었다.


짧은 언덕길을 올라 고개를 넘으니 멀리 쉼터가 내려다 보였다. 쉼터에 이르러 휴식을 취했다. 그곳에 커피 파는 집이 있었으나 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 그 길을 지나는 탐방객이 워낙 적어서 문을 닫았을 것이다. 양원이 쉽게 나타나진 않았다.  분천에서 걷기 시작한 후로 길에서 처음 사람을 보았다. 양원의 동네 할머니 한 분이 걸어오고 있었던 것이다. 양원역에 곧 이르렀다. 간이역이었다. 안내판에 1988년에 주민들이 대통령에게 건의해서 오지마을에 간이역이 만들어졌다고 적혀 있었다.


양원을 지나니 이젠 사람도 안 보이지만 집도 한 채 보이지 않는 완전한 오지였다. 가끔 겁이 덜컥 나기도 했다. 수풀 사이를 지나는데 군에서 세운 것으로 보이는 표지판에 '뱀이 있을 수 있으니 조심하시오.'라는 문구가 씌어 있었다. 정말이지 뱀이 나오기 딱 좋아 보이는 길을 지나고 있었다. 다리가 스멀스멀했다. 뱀이 나타날까봐...


양원에서 승부 가는 길은 수풀길도 있었지만 강가 모래밭길, 자갈길도 있었고 나무데크 오르막길도 있었다. 다양했다. 승부까지 얼마나 남았는지 표지판도 잘 눈에 띄지 않았다. 해가 서서히 지고 있었다. 산속에선 해가 더 빨리 지지 않는가. 승부에 거의 다 왔을 땐 캄캄한 어둠속을 걷고 있었다. 다행히 뱀도 만나지 않았고 딴 위험한 일도 없었다.


도중에 이상한 갈림길 표지판을 하나 보았다. 직진하면 봉화 트레일이고 우회전하면 울진 트레일이라는 표지판이었다. 그런데 우회전하면 바로 강물이었다. 심한 가뭄이 들어 강물이 마르지 않고서야 강을 건널 수가 없는데 이 표지판은 뭐지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어차피 울진으로 갈 생각이 없었으니 상관은 없었지만 황당한 표지판이었다.


승부에 왔다. 상당히 번화한 분천과 달리 승부는 전혀 딴판이었다. 가게 하나 없었다. 역 구내에 큼직한 먹거리장터 같은 게 있었으나 문 닫은 지 오래였다. 저녁 7시 반께 승부역엔 단 한 사람도 볼 수 없었다. 아마 역 안의 사무실에 역무원이 있었는지는 모르겠다.


이제 잠자리를 마련하는 일이 남았다. 등에 멘 배낭에는 텐트가 들어 있다. 텐트를 치려면 평지가 있어야 한다. 승부역 근처엔 그런 자리가 보이지 않았다. 시멘트 포장이 된 데야 많았지만 자연을 즐기러 나온 마당에 시멘트 위에 텐트를 칠 순 없었다. 잔디밭이나 풀밭을 찾아서 왔던 길을 거꾸로 가서 적당한 장소를 발견했다.


텐트를 치기 전에 먼저 강물에 풍덩 뛰어들어가 몸을 씻고 싶은 맘이 간절했다. 바로 옆이 강이라 옷을 벗어두고 강물로 들어갔다. 목만 내놓고 세차게 흐르는 강물 속에 몸을 담갔다. 흐르는 물이 수고한 다리를 주물러주는 것 같았다. 그렇게 30분여 누워 있다가 강물에서 나왔다. 텐트를 치고 텐트 안으로 들어갔다.


저녁을 해먹어야 했다. 가지고 온 재료라고는 분천역 앞 수퍼에서 산 컵라면 2개와 물 2병뿐이다. 버너를 꺼내 물을 끓였다. 실수가 있었다. 다 끓인 물을 그만 엎지르고 말았다. 도로마이타불이었다. 새로 물을 끓였다. 컵라면에 물을 붓고 나서 수저를 안 가지고 온 걸 깨달았다. 그걸 빠뜨렸다. 이가 없으면 잇몸이라고 수저 대신 쓴 방법은 라면을 좀 더 오래 놔둬서 식힌 다음에 손가락으로 먹는 것이었다. 긴 인류의 역사에서 수저나 나이프 등 도구를 쓰기 시작한 시기는 극히 짧을 것이다. 지금도 동남아시아에서는 밥을 손으로 먹는 사람들이 많다고 들었다. 라면을 다 먹은 뒤엔 수퍼에서 산 빵을 하나 더 먹었다. 밤이 깊어갔다.


잠이 잘 오지 않았다. 12시가 넘었을 때였다. 비가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텐트 문을 열어보니 주룩주룩 비가 내렸다. 텐트 안이니 비가 와도 상관이 없지만 내일 아침에도 비가 계속 오면 어떡하지 하는 걱정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다. 아침에도 계속 비가 오면 승부역에 가서 기차를 타고 서울로 돌아가리라 생각했다. 아침이 되었다. 비는 뚝 그쳐 있었다. 여간 다행이 아니었다. 만일 비가 오고 있었다면 텐트를 접는 것부터가 고역이었을 것이다. 쉽게 텐트를 걷어 배낭 속에 넣었다.


전날 저녁에도 승부역을 둘러보았지만 그땐 어둠속이었고 밝은 아침에 승부역에 다시 갔다. 역 앞 먹거리장터 비슷한 곳으로 가니 음식점을 하는 분이 벌써 나와 있었다. 7시 정도인데... 가서 식사가 되냐고 물으니 컵라면까지만 되고 식사는 안 되는데 다만 부침개는 된다고 하였다. 문제는 지불 방식이었다. 현금만 된다고 했던 것이다. 카드밖에 없어 할 수 없이 돌아섰다.


역에서 가까운 곳에 '영암선개통기념'이라는 이승만 대통령이 쓴 휘호로 제작된 탑이 서 있었다. 1955년에 세워진 탑이었다. 전쟁 끝난 지 얼마 안 되었을 텐데 어떻게 이런 철도를 만들 수 있었을까 의아했는데 의문은 표지판을 읽으며 풀렸다. 영주에서 철암까지의 철도는 1949년 미국 원조자금으로 공사가 시작되었다 한다. 공사가 6.25전쟁으로 중단되었다가 다시 미국 원조로 재개되어 1955년에 개통되었다는 것이다.


비가 올 것 같지 않아 승부를 출발해 산길(배바위고개)을 걸어 분천으로 돌아가기로 마음 먹었다. 7시 반께 승부역을 출발해 배바위고개를 향해 터벅터벅 걷기 시작했다. 배바위고개로 난 산길은 계곡과 나란히 있었다. 계속 물소리를 들으며 걷고 또 걸었다. 거의 다 와간다고 생각될 무렵 길은 계곡에서 벗어났다. 옛날에 화전민이 살던 데라는 설명이 붙은 제법 넓은 곳을 지나니 가파른 산길에 양쪽에 줄이 매여진 길이 만들어져 있었다. 그 줄을 잡으니 몸이 조금 의지가 되어 그나마 덜 힘들었다.


승부역을 출발한 지 1시간 40분쯤 지나 드디어 배바위고개에 올랐다. 갑자기 나타난 배바위고개에는 넓은 평지 데크에 벤치가 4개나 놓여 있었다. 그 중 하나에 걸터앉으니 온 몸을 휘감고 도는 바람이 어찌나 싱그러운지 감탄을 연발했다. 이렇게 피부를 상큼하게 간질이는 바람을 느껴본 적이 또 있었나 싶었다. 도저히 그곳을 떠나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벤치에 앉아 무려 40분을 쉬고서야 자리에서 일어넜다. 거기서부터는 끊임없는 내리막이었다.


바위고개에서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한 지 10분도 채 되지 않았을 때였다. 뭔가 앞에 동물이 부시럭거리는 걸 보았다. 뭘까. 고라니일까. 들고양이일까. 잠시 뒤 마주친 동물은 멧돼지였다. 아직 어린 멧돼지였고 잠시 나를 노려보더니 한번 살짝 짖어보곤 바로 몸을 돌려 산비탈 아래로 내뺐다. 내 덩치가 워낙 커보여 돌아셨을까. 큰 멧돼지였으면 내가 꽤나 겁먹었을 텐데 다행히 어린 멧돼지여서 조우는 싱겁게 끝났다. 기민하게 스마트폰을 꺼내 동영상을 담을 수 있었다.


배바위고개에서 내려오는 길은 여간 길지 않았다. 가도 가도 끝이 없어 보일 정도였다. 다행히 맑을 공기를 계속 마실 수 있어 좋았다. 도중에 계곡을 지나다 몸을 담그고 싶은 생각이 불쑥 생기는 곳을 발견했다. 다행히 오솔길에서 가까운 데였다. 옷가지를 벗어놓고 큰 웅덩이 속으로 몸을 던졌다. 해가 환하게 비쳤다 들어갔다를 반복했다. 바위에다 돌을 세워 스마트폰을 고정시킨 뒤 타이머 10초로 조절한 뒤 물속에 몸을 담근 내 사진을 찍어 보았다. 그곳에서 빨래도 했다. 땀에 젖은 러닝셔츠를 흐르는 물에 빨았다. 티셔츠도 마찬가지... 빨고 나니 한결 냄새가 빠져 있었다. 꼭꼭 쥐어짜서 입으니 입을만했다.


드디어 비동마을이 보이기 시작했다. 등산로 입구에 있는 한옥은 규모도 큼직하고 주변 경치와 잘 어울려 보였다. 거기서부터 동네로 내려가는 동안에 계속 좌우로 펜션이나 주택이 있었다. 아무도 없는 산길을 걷다가 이제 동네로 내려왔다. 비동마을을 지나니 양원으로 가는 길과 갈라지는 지점이 나타났다. 삼거리였다.


땡볕을 걷는 일은 여간 힘겹지 않았다. 약 4km를 뙈약볕 속을 걸었다. 조금이라도 햇볕을 피해 보려고 갓길 나무 그늘이 있는 곳으로 걸었다. 차츰 차츰 분천역이 가까워졌고 드디어 역 앞 마을에 이르렀다. 점심, 아니 아침 겸 점심을 먹기 위해 전날 들어갔던 식당으로 또 들어갔다. 전날 친절하게 맞아 주었던 이가 반겨 맞았다. 그러면서 '열사병 걸리는 사람도 있대요.' 하며 어떻게 무사히 다녀왔냐며 놀라는 표정이었다. 전날은 갈비탕을 주문했지만 이번엔 회냉면을 주문했다. 잠시 뒤 벌건 양념이 담겨 있는 회냉면이 나왔다. 숟가락으로 고추장 덩어리는 최대한 퍼내고 주전자에 든 뜨거운 육수를 냉면 그릇에 부었다.


식당 벽에 열차시간표가 붙어 있었으나 정보가 정확한지 주인도 자신없어 했다. 버스가 있냐고 물으니 고개를 흔들었다. 있긴 있는데 하루 한두 번 다니는 정도라 했다. 식당을 나와 버스 타는 데로 가보니 버스 시간표가 안 적혀 있었다. 근처에 관광안내센터에 가보니 8월 24일부터 운영을 중단한다고 써붙여져 있었다. 할 수 없이 분천역으로 가서야 비로소 정확한 열차 시간을 알 수 있었다. 영주로 가는 기차나 태백으로 가는 기차나 모두 하루 세 번 정도뿐이었다. 영주로 가는 건 시간이 너무 많이 남아 포기하고 철암으로 가는 열차를 타기로 했다.


시간이 남아서 휴대폰 충전도 할 겸 역 앞의 커피숍에 들어갔다. 커피 대신 팥빙수를 주문하니 주인이 놀라는 표정이었다. '혼자 먹긴 많을텐데요' 하면서... 과연 잠시 후 나온 팥빙수는 냄비에 가득했다. 그 찬 걸 깨끗이 비웠다. 철암행 열차는 정시이 2시 38분보다 6분 늦게 도착했다. 열차에 올라 타서 창밖을 내다보니 전날과 이날 오전 걸었던 길이 빤히 내려다 보였다. 마치 복습하는 느낌이었다. 전날 4시간 걸었던  그 길을 열차는 15분만에 달렸다. 분천, 석포에 정차하더니 이내 철암에 닿았다. 시내버스를 타고 태백(황지)로 향했다.


태백에 기차역과 고속버스터미널이 있다. 시내버스는 고속버스터미널에 나를 내려주었고 4시발 동서울터미널행 표를 황급히 끊어 버스에 올랐다. 피곤을 못 이겨 잠을 좀 자고 나서였다. 바깥에 비가 주룩주룩 내리고 있었다. 동서울터미널에 도착했을 때도 비가 내리고 있었다. 이번 여행에 용케 비를 피해 다녔다. 전날이나 다음날이나 걷는 도중엔 비가 안 왔으니 말이다. 밤에 잘 때 비가 왔고 버스 타고 서울 오는 길에 비가 왔다. 운이 아주 좋았다.


분천에서 승부는 산길(배바위산고개)도 있고 강 따라 난 길도 있다. 이번 여행에서 두 길을 다 가보았다. 그리고 그곳이 얼마나 오지인지, 그래서 깨끗한지를 온 몸으로 체감했다. 새끼멧돼지와도 조우했고 강물과 계곡물에 풍덩 빠져도 보았다. 배바위고개에선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싱그러운 바람도 피부로 느껴보았다. 사방 어딜 보나 울창한 숲이었다. 오래 전부터 가보고자 별렀던 곳을 드디어 다녀왔다. 당분간 나는 사람들에게 분천-승부 비경 전도사가 될 거 같다. 사람을 찾기 어려운 곳에 가보고 싶다면 분천-승부에 가볼만하다. 자연이 살아 있다.



분천역에 분천-철암을 오가는 협곡열차, V-트레인이 서 있다
방금 내가 영주에서 타고 온 무궁화호다.
아름다운 분천역
늦은 점심을 먹은 식당
산허리에 놓인 도로는 영주-울진간 국도이다
인삼밭을 지났다
하늘이 높고 푸르다
낙동강 상류
건너갈 다리가 보인다
강물 색깔이 짙다
도로 가에 조경을 해 놓았고 꽃이 활짝 피어 있다
창공을 날고 있는 새떼
길에 차도 사람도 보이지 않는다
벤치가 만들어져 있지만 앉는 사람이 거의 없을 것이다
영동선 철교 밑을 지난다
다리를 건너면 양원 방향 길이고 직진하면 비동마을을 지나 배바위고개로 향한다
갈림길에 세워진 표지판에 '현위치'가 표시되어 있다
강물이 고요하다
강물이 참 맑다
'체르마트길 출발점 양원 22km'라 적혀 있다. 철길 옆 난간길이 탐방로다.
철로 옆 난간길에서 내려다보았다
제법 가파른 산길 구간이 시작되었다
아래로 내려다 보이는 쉼터. 커피가게는 문이 닫혀 있었다.
강가에 자갈빝도 있었다
전혀 인적이 없는 곳이다
간간이 바위가 보일 뿐 산은 온통 울창하다
양원마을 부근이다
양원역의 내력이 씌어 있었다
양원역과 나란히 난 탐방로
계단을 오르내리기도 한다
영동선 철도는 곳곳에 짧은 터널이 있다
온통 자연인데 인공물을 만났다
승부 가는 길은 아직 한참 남아 있다
강물이 호수처럼 잔잔해진 곳도 있다
경치가 계속 달라지니 지루한 줄 모른다
해가 조금 났다
아득한 전방에 가야 할 데크길이 보인다
이런 다리를 지나기도 한다
다리를 지날 때 지금은 사람이 다니지 않는 듯한 옛길이 보였다
탐방로는 철로 옆을 따라 나 있다
위태해 보이는 곳을 지나며 조심조심 걸었다
벌써 달이 떴다
승부가 멀지 않았다
다리를 건너면서 더욱 어둠이 깊어졌다
밤새 비가 왔고 아침에 깨보니 비가 그쳐 있었다
전날 밤 들어가 몸을 누였던 강물이다. 제법 물살이 세다.
승부역을 올려다보았다
승부역은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었다
1955년 세워진 영암선 개통 기념비다
승부역의 자부심이 대단하다
배바위고개로 향하는 등산로의 초입이 잘 꾸며져 있었다
장승도 서 있었다
이런 산길을 계속 오른다
사람이 별로 다니지 않는 듯하다
도중에 내를 몇 번이나 건너야 했다
이런 곳이 있어 쉬어갈 수 있었다
화전민이 살던 곳이라는 데를 지났다
배바위고개 닿기 전에 이런 길을 한참 올라야 했다
배바위고개엔 너른 데크가 있다. 해발 808m. 바람이 여간 싱그럽지 않았다.
배바위고개에선 이런 내리막을 계속 내려간다


배바위고개에서 내려오다 새끼멧돼지와 마주쳤다


숲이 울창하다


숲이 우거진 배바위산


같은 수종이 빼곡히 들어차 있다
이곳에서 물속에 텀벙 들어갔다
비동마을에 거의 다 내려왔을 무렵이다
저 다리를 건너면 가옥이다
등산로 바로 옆에 근사한 한옥이 지어져 있었다
양원으로 가는 길로 갈라지는 삼거리
비동승강장에서 멀지 않은 곳에 난 철교
소나무 군락지도 지났다
이제 분천이 그리 멀지 않다
꽤나 큰 식당이 있다
분천역은 아기자기하게 꾸며져 있다
분천은 일명 산타마을이다
역 바로 아래의 커피집에서 팥빙수를 사먹었다
분천은 이렇게 맑은데 서울은 비가 오고 있었다 한다
철암 가는 기차가 들어오고 있다. 이걸 타고 철암에서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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