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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탐방록

작은안산, 궁동산

서대문구 연희동의 산책로

by 김세중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에 작은안산과 궁동산이 있다. 작은안산은 안산의 서쪽에 있고 안산에서 뻗어져 나온 작은 산이어서 작은안산이라 부른다. 궁동산은 다시 작은안산에서 이어져 있는 산이다. 궁동산은 한국전쟁 때 치열한 전투가 벌어진 곳으로 해병대의 전투 기념비가 산 동쪽 끝자락에 세워져 있다.

작은안산의 능선에 산책로가 있고 쉼터, 체육시설이 있어서 이곳은 공원이다. 안산도시자연공원이라 한다. 안산이 아니라 작은안산에 있는 공원이므로 혼선을 피하기 위해서는 작은안산공원이 더 어울리는 명칭으로 보인다. 작은안산의 산책로는 외길이나 다름없다. 도중에 동네로 내려가는 길이 몇 군데 있을 뿐이다.

작은안산에 오르는 입구는 일곱 군데쯤 된다. 동쪽의 서대문자연사박물관 입구 건너편, 그 부근의 연희동주민센터 부근, 남쪽의 체육시설 부근, 서쪽의 구종점, 북쪽의 홍연8길, 연희로31길 등에서 작은안산으로 들어서는 길이 있다. 작은안산의 능선길에서는 남쪽으로는 연희동과 안산이, 북쪽으로는 남가좌동과 백련산이 보인다.

작은안산과 궁동산 사이에 증가로가 있고 이 도로 위에 육교가 있어 작은안산과 궁동산을 이어준다. 작은안산에서 이 육교를 건너면 궁동산에 들어서게 되고 궁동산에도 작은안산에 이어 계속해서 능선길이 있다. 궁동산의 산책로를 궁동산둘레길이라 한다. 육교에서 700m 가량 가면 도로와 만나고 마을버스 종점이 있다. 종점 부근에 공원이 꾸며져 있고 이 공원이 궁동근린공원이다.

궁동근린공원은 능선길 아래에 길게 뻗어 있다. 산책로와 벤치가 있고 맨 아래쪽에는 '궁동근린공원의 장미꽃길'이 있다. 도중에 쉴 수 있는 벤치와 흔들의자가 번갈아 놓여 있다. 궁동근린공원 북쪽에는 궁동산체육관이 있다. 배드민턴 체육관이다. 양지 바른 산자락에 이토록 아늑한 공원이 있으리라고는 가본 사람 아니면 상상하기 힘들 것이다.

궁동근린공원 남쪽에 궁동산 봉우리가 있고 그곳에 본격적인 둘레길이 있다. 산을 한 바퀴 두르는 둘레길은 폭이 좁아 겨우 혼자 다닐 수 있을 정도지만 오가는 사람이 많지 않아 문제가 안 된다. 둘레길 외에 능선으로 난 길은 폭이 넓다. 정상에는 정자가 있고 그 옆에 군부대가 있다.

궁동산 남서쪽 끝자락 사천교로 가는 길 부근에 유난히 새가 많다. 특히 직박구리가 떼 지어 살고 있다. 새소리가 여간 시끄럽지 않다. 작은안산이나 궁동산이나 산자락 턱 밑까지 주택이 들어찼지만 남은 지역은 녹지대로 산책로가 있고 군데군데 쉼터가 있다. 숲이 있고 나무가 있어 새들이 산다. 산마루에서는 전망도 즐길 수 있다. 녹지가 주는 혜택이다.
2021. 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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