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된장국을 끓였다. 글쎄 어제 한 된장국이 좀 짜다고는 생각했지만 남은 걸 버렸다는 아내의 이야기를 들으니 한심했다. 얼마나 짰으면 버려야만 했을까. 그래서 오늘 다시 할 때에는 된장 양에 각별히 신경을 썼다. 어젠 고봉밥 담듯이 숟가락 위에 불룩 솟게 담아서 넣었는데 오늘은 가볍게 살짝 한 숟가락을 넣었다.
야채는 비슷하게 넣었다. 감자, 양파, 대파, 호박과 표고버섯을 썼고 두부를 넣었다. 어제 넣었던 고추장은 뺐고 대신 청양고추 하나를 썰어 넣었다. 무엇보다 달라진 건 국물 맛 내는 방식이었다. 멸치를 넣지 않았고 대신 시크릿코인을 하나 넣었다. 조금 두꺼운 동전 모양의 고체 안에 오만 가지 재료가 녹아들어 있다니 신통하다.
완성한 뒤 먹어 보니 어제완 확실히 달랐다. 부드러운 게 짠 맛이 전혀 들지 않았다. 된장국과 된장찌개는 어떻게 다르지 했는데 의문이 저절로 풀렸다. 된장을 많이 풀지 않은 오늘 끓인 게 바로 된장국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정말이지 거기 밥을 말아 먹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