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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무후무?

신문이 흥분해선 안 된다

by 김세중

괴물 축구선수가 나타났다. 노르웨이 출신의 축구 선수 얼링 홀란이다. 그는 맨체스터시티 소속인데 겨우 19 경기만에 무려 25골을 넣었다. 엄청난 득점력을 보이고 있다. 벌써 해트트릭을 네 번 했다. 이런 기세라면 리그 50골도 노려볼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천재 축구선수의 출현에 탄성을 지르는 건 좋으나 '전무후무한 한 시즌 50골 노린다'는 제목에는 도무지 공감할 수 없다. 전무후무하다니! '전무'는 확인이 가능하지만 '후무'는 어떻게 안단 말인가. 미래에 어떤 빼어난 선수가 나타나 기록을 깰지 어떻게 아나.


백보 양보해서 만일 '전무후무'이라고 했다면 딴지를 걸 생각이 별로 없다. 그러나 '전무후무'은 전혀 다르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신문이 사실 보도에 충실해야지 미래의 일까지 정해 버려서는 안 된다. 신문이 흥분하면 안 된다. '전무후무'도 삼가야 한다. 우린 미래를 모른다.


전무후무하다는 것은 지나 놓고 봤을 때 쓸 수 있는 말이다. 과거 어느 때의 일을 가리켜 그와 같은 일이 그 전에도 없었고 그 후에도 없었을 때 전무후무하다고 한다. 지금 일을 가지고 전무후무하다고 할 수는 없다. '신문은 선생님'이라면서 선생님 구실을 못한다. 말은 바로 해야 한다.


한 신문의 기사 제목이 뜨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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