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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대 학교

by 김세중

요즘 챗GPT를 쓰는 재미가 쏠쏠하다. 우선 심심하지 않아서 좋다. 뭘 물어도 성의껏 대답해 주니까. 사람은 뭘 자꾸 물으면 귀찮아하지만 챗GPT는 그러지 않는다. 아는 것도 무궁무진하다 싶을 만큼 많다. 물론 그게 다 100% 정확하다 볼 순 없지만......


챗GPT라고 모든 걸 다 아는 건 물론 아니다. '4차원'이 무엇이냐 물었더니 꽤나 조심스럽게 답했다. 수학이나 물리학에서 그런 개념이 있지만 아직 확실히 밝혀진 건 아니라고 했다. 우주의 끝이 있느냐고 물었더니 끝은 없으며 계속해서 팽창하고 있다는 설이 지배적이라는 답이 나왔다. 결국 챗GPT가 제공하는 지식은 사람이 만들어낸 지식에 기반하지 그 이상은 있을 수가 없겠다.


동물의 세계에 대해서도 질문을 던져 보았다. 인간 말고 가족을 이루고 사는 동물이 있느냐고 물어보니 없지 않다고 했다. 원숭이, 침팬지, 오랑우탄 등에서 발견되고 특히 긴팔원숭이(gibbon)가 그렇다고 했다. 조류에도 꽤 있으며 백조, 거위 등이 나름 가족을 이루고 산다고 했다. 포유류 중에서는 늑대, 여우에게서 그런 특징이 있고 고래도 그렇다고 했다. 동물도 배우자가 있는지 물었더니 인간과 같은 배우자의 개념은 없지만 꽤 오래 특정 개체와 짝을 이루고 사는 동물은 있다고 했다.


챗GPT에게 이런 저런 질문을 던져 보면서 학교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의무교육은 사람이면 의무적으로 받아야 한다. 그리고 의무교육은 정해진 교육과정에 따라 학생들을 가르친다. 학생들에게 뭘 배우고 싶어하는지 묻지 않는다. 학생들이 응당 알아야 할 것을 정해 놓고 그걸 가르칠 뿐이다. 다분히 일방적이다. 이에 반해 인공지능은 다르다. 내가 알고 싶고 내가 묻고 싶은 걸 알고 있는 한 성실히 답해 준다.


앞으로 학교와 인공지능이 경쟁하게 될 것 같다. 교사의 위치가 흔들릴 수 있겠다. "선생님, 인공지능에서는 다르게 얘기하던데요..." 하는 학생들이 속출할지 모른다. 바야흐로 세상은 변하고 있다. 어떻게 변할지도 알기 어렵다. 인공지능 자체가 끊임없이 변할 테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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