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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세중 Mar 13. 2023

깜짝깜짝 놀래키는 챗GPT

아직은 혼란스럽다

챗GPT에 대해 흠뻑 빠져 있다. 이 괴물의 능력이 어디까지인지 알고 싶어 이리 저리 찔러 는 중이다. 얼마 전 나는 챗GPT에 대해 감탄하면 이제 '검색의 시대'에서 '대화의 시대'로 옮아가게 됐다고 썼다. 조금 전한 답변 기억하면서 잘못 대답했다며 사과까지 했다. 그러니 어찌 대화라고 하지 않을 수 있나. 검색 엔진에서는 그런 게 없다. 조금 전에 내가 뭘 검색했는지 검색엔진은 알지 못한다. 그런데 챗GPT는 달랐다.


하지만 오늘 아침 그런 내 생각을 깨뜨리는 챗GPT의 행동을 경험했다. 어떤 건축가에 대해 물었는데 이어진 질문에서 he, she 같은 대명사를 써서 물었더니 그, 그녀가 누구를 가리키는지 알 수 없으므로 대답할 수 없다고 하지 않는가! 아니, 방금 한 질문에 나온 사람을 대명사로 받았는데 그걸 이해하지 못한다면 대화라 할 수 있느냐 말이다. 대명사를 이해하지 못하는 한 검색일 뿐이지 대화일 수가 없다. 그렇게 좌절하고 있다가 사무실에 들어와서 반전을 경험했다.


이순신이 한국의 옛 장군인가 하고 물으니 그렇다면서 이순신에 대해 설명했다. 만족스러운 답변이었다. 이어서 ''가 거북선을 발명했느냐고 물었다. 중요한 건 ''를 이순신으로 알아듣는지였다. 아침에 대명사를 이해 못했는데 이번에도 그런가 싶어서 질문한 것이다. 그런데 이게 웬 일인가. 아침에 he, she를 이해하지 못하던 챗GPT가 이번에는 he가 이순신 장군임을 알고 대답하지 뭔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럼 왜 아침엔 대명사를 이해 못했고 지금은 이해하는가. 아직 답을 못 찾았다. 뜸을 들인 후 질문하면 못 알아듣고 바로 질문하면 알아들을까. 잘 모르겠다.


그런데 희한한 일은 또 있었다. 이순신이 거북선을 발명했는가 하는 질문에 답하면서 거북선을 발명한 건 이순신이 아니라 이순신보다 1세기 전인 15세기초에 이억기 장군이 발명했다고 설명했다. 이억기? 들어보지 못한 이름이었다. 인터넷에서 검색해보니 이억기는 15세기초의 사람이 아니고 이순신과 동시대 사람이었으며 오히려 이순신보다 나이가 한참 어린 사람이었다. 그럼 도대체 어떻게 된 건가. 이억기가 둘이란 말인가. 15세기초에 살았던 이억기가 있었고 16세기 후반에 살았던 이억기가 있었나. 인터넷에서 15세기초의 이억기에 대해서는 발견할 수 없었다. 그렇다면 도대체 챗GPT는 어디서 15세기초의 이억기를 알게 되었단 말인가. 가짜 정보가 인터넷에 있고 그걸 바탕으로 챗GPT가 답했을까. 알 수 없다.


아직 챗GPT는 시작에 불과하다. 무슨 엉뚱한 답변을 내놓을지 모른다. 챗GPT가 학습 대상으로 삼는 데이터는 무엇일까. 어디서 자료를 긁어와서 공부하고 답을 내놓는 걸까. 신뢰할 만한 자료를 챗GPT가 학습해야 신뢰할 수 있는 답을 제공받는다. 인공지능은 커다란 축복인 동시에 위험한 함정일 수도 있다. 가짜 정보와의 싸움은 진작부터 있어 왔지만 앞으로는 더욱 중요해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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