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말이 생기는 것도 상업적 동기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아 보인다. 유명 포털의 광고에 사용되고 있는 말들을 보면 '필수템', '만능템' 같은 말이 천연스레 쓰이고 있다. 필수 아이템, 만능 아이템을 줄였으리라. 광고가 아니고선 이런 줄임말이 잘 쓰일까. 광고가 새말 퍼뜨리기에 앞장서고 있다.
광고에서 '자취러'라는 말을 보고는 경악스럽기까지 했다. 아마 '자취하는 사람'을 뜻하는 말일 텐데 들어본 적이 없었다. 물론 일잘러, 혼술러 같은 말을 들어본 적이 있으니 자취러가 무슨 뜻인지는 알겠다. 그럼 이제 '러'는 한국어의 접미사로 자리잡은 건가. 도무지 정신을 차리기 어렵다.
"주문하신 음료 나오셨습니다."과 같은 괴상한 경어가 매장 밖으로 나와선 들어보기 힘들 듯이 '자취러'는 광고와 같은 상업적 영역에서만 쓰이지 그 너머에서는 잘 쓰이지 않아 보인다. 자취생이 뭐가 어떤가. 소비자의 구매 욕구를 자극하기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 마다하지 않는 듯하다. 말도 혼탁해지고... 이렇게 상업 세계에서는 눈이 핑핑 돌듯 새로운 말이 마구 쓰이고 있는데 민법, 형법 같은 법조문에는 '해태하다', '공하다', '해하다' 같은 듣도 보도 못한 말이 여전히 남아 있으니 이런 심각한 괴리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