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국제공항이라니
현재의 지방자치제가 실시된 지 28년이 지났다. 1995년부터 현재의 지방자치제가 실시된 걸로 본단다. 이에 따라 광역지자체가 있고 기초지자체가 있다. 지자체마다 지역 주민을 위한 정책 개발을 하고 중앙정부로부터 지원을 받으려 애쓴다. 주민들의 행복 증진을 위해 자치단체마다 갖은 노력을 다한다. 다른 지자체가 좋은 정책을 펴면 뒤질세라 이를 따르고 나아가 더 앞서려고 한다. 좋은 일이다.
그러나 지방자치제의 부작용과 폐해도 만만치 않아 보인다. 한 예가 공항 건설이다. 저마다 공항을 갖기 위해 여간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 과연 공항이 필요한지, 경제성과 수익성은 있는지는 자세히 따지지 않는다. 짓고 보겠다는 생각뿐인 듯하다. 그래서 많은 공항이 건설됐다. 그런데 적자가 자꾸만 쌓이는 공항이 한둘이 아니다. 무안공항, 양양공항이 대표적이다. 울진에 지은 공항은 결국 수요가 없어 문을 닫고 비행훈련원으로 쓰고 있는 형편이다. 군산공항도 군용을 겸하고 있어서 그렇지 민간 여객기는 별로 뜨지 않는다. 수요가 없기 때문이다. 그런 판에 군산공항에서 불과 1km 남짓 떨어진 곳에 새만금국제공항을 짓는다고 떠들썩하다. 당장은 수요가 없어도 먼 미래를 내다보고 짓는다 하겠지만 언제 항공 수요가 생길지 알 수 없다.
그런 가운데 눈을 의심케 하는 뉴스가 나왔다. 경기도가 경기국제공항을 짓겠다고 연구 용역을 발주했다는 것이다. 인천국제공항이라는 최첨단 거대 공항이 있어서 수도권의 수요를 감당함은 물론 전국에서 이 공항을 이용하러 오는데 경기도 어디에 국제공항을 새로 짓겠다는 것인가. 교통 항공 분야의 비전문가인 평범한 일반인이라서 경기도의 깊은 뜻을 파악 못하는 건지 모르겠지만 도무지 믿을 수가 없다. 인천공항은 인천사람들만을 위한 공항이 아니다.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 사람들이 다 이용하는 공항이다. 심지어 더 먼 지방에서도 인천공항으로 와 외국으로 나간다. 경기국제공항을 어디에다 짓겠다는 것인가. 지방자치제가 이렇게 막 나가도 되는 건지 참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