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의 오류는 시정해야
최근 신문 기사에 다음과 같은 문장이 있었다.
'... 압수수색한 것이 위법하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에서 '위법하다'는 동사일까, 형용사일까. '위법한다는'이 아니고 '위법하다는'인 데서 이미 이 말은 형용사이다. 만일 동사라면 '위법하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일 수 없고 '위법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여야만 한다. '위법하다는'에서 보듯이 '위법하다'는 형용사인 것이다.
그런데 '위법하다'를 수록한 국어사전들은 이 말의 품사를 어떻게 처리하고 있을까. 먼저 표준국어대사전을 보자. 이렇다.
'위법하다'가 동사라는 것이다. 다른 국어사전을 찾아보았다. 다음 국어사전에서 찾은 고려대 한국어사전에는 이렇게 돼 있었다.
즉 형용사인 '위법하다'도 있고 자동사인 '위법하다'도 있다는 것이다. 형용사로 쓰인 '위법하다'의 한 예문은 "변호인 없이 재판을 진행하는 것은 위법하다는 것이 대법원의 입장이다."로 이 글 처음에 제시한 신문 기사의 '위법하다'와 쓰임이 똑같다.
'위법하다'를 동사라고만 한 국어사전이 옳은가. '위법하다'는 형용사로 쓰이기도 하고 동사로 쓰이기도 한다고 한 국어사전이 옳은가. '위법하다'는 형용사이기도 하다는 국어사전이 옳음은 말할 것도 없다. 사전에 든 오류는 시정해야 마땅하다. 그냥 내버려두고 있는 것은 사전 사용자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사전이 왜 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