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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글밭

쎄한 느낌

다시 사전을 생각한다

by 김세중

한 신문의 기사 제목에 큼직하게 "또 속았어? 어쩐지 쎄하다고 했잖아!"라는 말이 올랐다. 눈길이 쎄하다에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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쎄하다는 느낌에 관한 형용사다. 언제부턴가 참 많이 들어온 말이다. 다른 어떤 말로도 대체하기 쉽지 않은 뜻을 지녔다. 그래서 국어사전을 찾아보았다. 뜻이 정확하게 뭔지 알기 위해. 그런데 뜻밖에 쎄하다는 국어사전에 없었다. 왜 없지? 최근에 새로 생긴 말인가? 잘 모르겠다. 쎄하다란 말이 언제 처음 생겼는지 누가 알겠나. 그러나 지금 누구나 쎄하다라는 말을 알고 있고 쓰고 있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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쎄하다가 국어사전에 없으니 뜻을 알기 위해서는 인공지능에 물어보는 수밖에 없다. 다행히 인공지능들은 다들 나름 답을 내놓고 있었다. 비슷비슷했다. 그런데 다음과 같은 claude 설명이 제일 와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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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리 쓰이고 있는 쎄하다라는 말이 국어사전에 없어 인공지능을 여기저기 뒤져 봐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 안타까움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어라는 놀랄 때 튀어나오는 감탄사인데 표준국어대사전에 없다. 우리말샘에 가서야 찾아볼 수 있다. 그뿐이 아니다. 어이쿠를 찾으면 어이구보다 센 느낌을 주는 감탄사라고 해 놓았지만 아이쿠를 찾으면 아이쿠아이코를 쓰라 돼 있다. 아이쿠는 모음조화를 어겼으니 틀린 말이라고? 어이없다. 국어사전을 보면 쎄한 느낌을 떨칠 수 없다. 속이 시원하지 않다.




이 글을 올리기 전에 맞춤법 검사를 하니 쎄하다는 일제히 싸하다로 고칠 것을 권하고 있었다. 쎄하다가 어찌 싸하다와 같은가. 맞춤법 검사를 믿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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