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글밭

유튜브에 관한 생각

진정성을 생각한다

by 김세중

요 며칠 내 머리가 어질하다. 유튜브에 관한 워낙 많은 동영상을 봐서다. 왜 갑자기 그렇게 많은 유튜브에 관한 동영상을 보게 되었나. 어떤 동영상을 보면서다. '유튜브 공장'을 운영하면서 월 10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사람에 관한 영상이었다. 그는 처음에는 자기 혼자서 동영상을 올렸단다. 그런데 조회수가 늘어나고 수익이 늘어나니 욕심이 나는 건 당연했다. 직원을 뽑기 시작했고 지금은 무려 60 명이나 되는 직원을 고용해 동영상을 찍어내고 있었다.


월 10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데 60 명의 월 인건비가 2억 원에 불과하다니 그렇게 하지 않을 이유가 없을 것 같다. 인건비 말고 얼마나 더 들겠는가. 사무실 임대료를 비롯해 얼마간 더 돈이 들겠지만 그게 얼마나 되겠는가. 나머지는 다 사장 몫일 것이다. 사장은 한껏 부풀어 있는 듯했다. 성공한 기업가의 자신감 같은 걸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한편으로 나는 과연 그 사업이 오래 지속될 수 있을까 의구심을 떨칠 수 없었다. 왜냐하면 그 공장에서 만들어내는 동영상이 천편일률에 가깝다 할 만큼 뻔한 옛날얘기들이었기 때문이다. 과거의 만화방이 오늘날 유튜브로 옮아간 듯했고 예전 만화방의 주고객이 어린이나 청소년이었다면 지금은 노인들로 바뀌었을 뿐이다. 사장은 월 10억 매출 가운데 절반 이상은 가져가겠지만 그에게 고용돼 영상을 뽑아내는 젊은이들은 300만원 정도 월급을 받을 것이다. 그 젊은이들의 미래는 밝을까. 그들의 지금 일자리는 지속가능할까. 아닐 것 같다.


그렇게 보는 이유가 있다. 유튜브는 2025년 7월 정책을 변경해서 남의 채널을 모방해서 비슷한 영상을 찍어내는 것을 막기로 하고 대량 생산되는 영상에 대한 규제를 대폭 강화했다. 그렇고 그런 뻔한 이야기들을 마구잡이로 찍어내는 것은 유튜브의 새로운 정책에 따라 앞으로 규제를 받을 공산이 크다. 물론 규제를 피하기 위한 나름의 방책을 강구하겠지만 말이다. 지금이야 월 10억 매출을 올린다지만 언제 매출이 고꾸라질지 알 수 없는 것 아닌가. 당장은 호황을 누리고 있겠지만 앞으로도 계속 그러리라는 보장은 없어 보인다.


한국 최대의 유튜브 공장 말고도 유튜브로 돈 벌었다는 사람들 이야기는 넘쳐났다. 그런 것들도 몇 편 보았다. 한결같이 월 천만 원 이상 벌었다 했고, 심지어 월 몇 천만 원 벌었다는 사람들도 수두룩했다. 그런 사람들 사례를 보면서 진실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경우도 없지 않았지만 어떤 경우는 과장이 심해 보이고 도덕성이 의심스러워 믿음이 가지 않았다. 특히 영상의 제목에 월 천만 원을 번다고 해서 시선을 끌었으면 영상 속에 그 방법을 다 보여줘야 하는데 결정적인 부분은 슬그머니 감춘 경우가 많았다.


그렇게 이런 저런 동영상을 보게 되었는데 어떤 한 유튜브 전문가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무릎을 쳤다. 진정성 있는 내용이라야 한다는 것을 그는 강조했다. 진정성이란 무엇인가. 그렇고 그런 뻔한 이야기, 말초적인 자극만을 부추기는 내용, 남의 것을 베끼다시피 한 내용, 이런 걸로는 오래가지 못한다. 그런 점에서 한 유튜버는 모범적인 사례로 보인다. 공무원 출신인 그는 자기 이름을 건 000TV를 운영한다. 그의 채널 구독자 수는 20만 명에 가깝다. 20만 명은 엄청난 숫자다. IT에 관한 지식을 전수하는 그의 채널은 설명이 대단히 명료하다. 물론 비슷한 채널이 많기는 하지만 그의 설명이 참 알기 쉽다. 독자성, 진정성이 있다.


유튜브 수익은 구독자 수가 좌우하지 않는다. 조회수와 시청시간이 더 중요하다. 20만 명의 구독자를 가진 그 채널이 얼마나 수익을 올리는지는 알 수 없다. 월 천만 원 같은 어마어마한 액수는 아닐 테지만 자신이 가진 IT에 관한 지식을 세상에 널리 알림으로써 퇴직 후에도 상당한 수익을 올릴 것이다. 유튜브로 내가 얼마를 버느냐보다 내 영상이 사람들에게 얼마나 도움이 되느냐가 더 중요하다. 사람들에게 별로 도움이 되지 못하면서 수익을 많이 올리겠다는 것은 좋은 심보가 아니다. 유튜브를 할까 말까 망설이는 내게 이런 저런 사례들이 많은 깨우침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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