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문은 바로 번역하고 있나
연합뉴스의 기사 제목을 보고 당황했다. 아니 눈을 의심했다고 하는 게 더 맞을 거 같다. 제목이 "이란전 꽤 곧 끝날 것"이었기 때문이다. 트럼프가 그렇게 말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꽤 곧 끝날 것'은 이날 이때까지 살아오면서도 들어보지 못한 말이다. 한국말에 그런 표현이 있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꽤'에 어떻게 '곧'이 연결될 수 있단 말인가. 제목을 뽑은 사람은 한국사람이 아니란 말인가.
기사 본문을 읽어 보니 트럼프가 말한 원문이 들어 있었다. 다음과 같았다.
그리고 CNBC에는 이렇게 돼 있었다.
그렇다. pretty soon을 '꽤 곧'으로 번역한 것이다. pretty를 '꽤'로 번역했다. 그런데 왜 하필 '꽤'인가? 네이버 영어사전을 보니 다음과 같이 돼 있었다.
'꽤'도 있지만 '어느 정도'도 있고 '아주', '매우'도 있는데 왜 하필 '꽤'였을까. 의문이 잘 풀리지 않는다. 그리고 꼭 이 넷 중에서 골라야 하나. 다른 말을 찾을 수도 있지 않는가.
인공지능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해 제미나이에 ''꽤 곧 끝날 것'은 잘 번역한 건가? 자연스러운 한국어인가?'라고 물었다. 다음과 같은 답을 받았다.
무릎을 쳤다. 연합뉴스의 기사 제목은 누가 뽑았는지 모르겠지만 인공지능만 못했다. 오역에 가까운 번역을 했으니 말이다. 거대한 회사에 수많은 고급 인력이 종사하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만들어내는 기사는 수없이 많은 사람들에게 뿌려지고 있다. 대중에 미치는 영향력이 이루 말할 수 없다. 깊은 책임감을 느껴야 할 텐데 오역에 가까운 번역을 제목에 내놓고 있으니 이게 어인 일인가 싶을 만큼 당황스럽다.
오역은 뉴스 제목에서만 발생하지 않는다. 뉴스야 한번 읽고 지나가면 새 뉴스가 나와 잊혀지고 말지만 법률 조문은 개정되기 전까지는 붙박이로 온 국민에게 적용이 된다. 그만큼 의미와 역할이 무겁다. 그러나 일본 법을 번역하면서 오역한 조문이 적지 않은데 그것이 거의 70년 동안 고쳐지지 않고 지금도 그대로다. 민법 제162조 제1항 "채권은 10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소멸시효가 완성한다."가 한 예다. 엉터리 번역이다. "채권은 10년간 행사하지 아니하면 소멸시효가 완성된다."가 바른 번역이다. K컬처가 세계를 감동시키고 있어 우쭐한지 모르지만 우린 기초가 너무 허약하다. 이제 바뀔 때가 됐다. 많이 늦긴 했지만 지금이라도 바꾸어야 한다. 계속 엉터리를 물려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