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03 ㅈ일보
위 두번째 문장이 문법적이지 않지만 문맥으로 미루어 뜻을 파악하는 데는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즉 문법적이지 않아서 뜻을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그렇기는 하나 문법적으로 반듯한 문장이었다면 더 좋았겠음은 말할 나위도 없다. '전횡 때문이라는 증언과 폭로'가 나오는데 무엇이 전횡 때문이라는 것인지가 보이지 않는다. 즉 '때문이다'의 주어가 빠져 있다. 주어를 넣어 줄 때 문장이 반듯해지면서 뜻이 선명해진다. 굳이 의미 파악에 문맥의 도움을 받을 필요가 없다. '전횡 때문이라는'을 그대로 두고 주어를 '장기간의 국공립대 총장 공석 사태가'로 만들어 줄 수도 있겠고, 아예 '전횡 때문이라는'을 '전횡이 있었다는'으로 바꿀 수도 있다. 후자의 경우 주어는 '전횡이'이고 서술어는 '있었다'이다.
0103 ㄷ일보
위 논설은 다섯 문단으로 되어 있다. 제목은 '덴마크서 체포된 정유라,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열쇠다'이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글에서 핵심은 '정유라'다. 그러나 정유라에 대해 제대로 다룬 문단은 다섯 문단 중에서 첫 문단뿐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둘째 문단과 마지막인 다섯째 문단에서 상당한 논리적 비약이 있었다.
둘째 문단은 단 두 문장뿐이다. 두 문장은 부사 '그런데도'로 연결되어 있다. 첫 문장에서는 정 씨가 페이스북에 '돈이 없으면 니네 부모를 원망해'라고 글을 써 국민적 공분을 일으켰고 결과적으로 대통령 탄핵 사태를 가져왔다고 했다. 둘째 문장은 '그런데도 박 대통령이 기자들과의 신년 간담회에서 일방적인 해명으로 국민들을 실망시켰다'는 내용이다. 정 씨의 행위와 박 대통령의 신년 기자 간담회가 무슨 관련이 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논리적으로 양자는 무관하다. '그런데도'가 쓰일 자리가 도저히 아니다.
셋째, 넷째 문단은 정유라와는 무관한, 박 대통령의 기자 간담회 내용에 대한 비판이다. 제목과 무슨 관련이 있는지 이해할 수 없다.
마지막인 다섯째 문단에서도 비약이 있었다. 마지막 문장에서 '특검은 하루빨리 정 씨를 귀국시켜 이화여대 입학 특혜를 비롯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전모를 밝혀내야 한다'고 했다. 정 씨를 귀국시켜 이화여대 입학 특혜의 전모를 밝혀내야 하는 건 맞지만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전모를 밝혀내야 한다는 것은 수긍하기가 쉽지 않다.
제목 자체가 타당한지 의문이 든다. '정유라,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열쇠다'라고 했는데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정유라 씨가 관여된 부분이 적지 않다고 해도 정유라 씨와 무관한 부분도 또한 상당할 것이다. 보는 이에 따라서는 정유라 씨는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아주 일부분에만 관여되어 있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실은 제목이 타당한지 여부보다 더 중요한 것은 글에서 논리적 비약이 있었느냐이다. 박 대통령이 최순실 씨로부터 외교안보 관련 아이디어를 얻어 왔는지, 대기업이 자발적으로 미르·K스포츠재단에 출연했는지 여부 등은 정유라 씨와 관련 짓기 어려워 보인다. 주장에는 근거가 따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