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308 ㅈ일보
'위기가 현실이 되고 난 다음에는 위기가 아니라 안보의 붕괴다.'는 마치 시(詩) 같은 느낌을 준다. 시는 산문에서 요구되는 문법을 따르지 않아도 된다. 시와 산문의 차이다. '위기가 아니라 안보의 붕괴다'는 주어가 없다. 무엇이 위기가 아니고 무엇이 안보의 붕괴라는 것인지가 없다. 독자가 알아서 주어를 회복해 이해하라는 뜻에서 그렇게 썼겠지만 독자에게 부담을 지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위기가 현실이 되고 나면 안보는 붕괴된다'라고 하면 문법이 제대로 갖추어지면서 뜻이 선명하게 이해된다.
0308 ㅈ일보
'아세안은 동남아시아 10개국의 정치·경제·문화 공동체로 그동안 북한에 비교적 관용적으로 대해왔다.'에서 '북한에 비교적 관용적으로 대해왔다'는 '북한을 비교적 관용적으로 대해왔다'라고 하는 것이 더 자연스럽다. '대하다'는 '~에게 상냥하게 대하다'처럼 쓰이기도 하지만 '~을 ~으로 대하다'나 '~을 ~게 대하다'가 더 일반적이다.
0308 ㅈ일보
'대국답다'는 명사 '대국'에 접미사 '-답다'가 붙은 형용사다. 형용사는 현재형 어미로 '-ㄴ/은'이 붙는 특징이 있다. '-는'이 붙는 동사와 구별되는 점이다. '대국답다'는 형용사이므로 '대국다운'으로 활용하고 부정을 하면 '대국답지 않은'이 된다. 따라서 '대국답지 않는 처사다'가 아니라 '대국답지 않은 처사다'가 맞다.
0308 ㅈ일보
'처신'은 '세상을 살아가는 데 가져야 할 몸가짐이나 행동'이라 뜻풀이되어 있듯이 사람에 대해서 쓰는 게 보통이다. 그런데 '중국의 잘못된 처신'이라고 했다. '중국'은 사람이 아니라 국가이다. '처신'은 중국에 대해 쓰기에는 별로 적합한 단어가 아니다. '선택'이나 '대응' 같은 말을 쓸 때 거부감을 피할 수 있다.
0308 ㄷ일보
'한미 군 당국이 6일 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주한미군 배치를 전격 전개했다.'는 '6일 밤'과 '사드의 주한미군 배치를 전격 전개했다'가 의미상 잘 호응한다고 보기 어렵다. 사드 배치가 그렇게 간단하게 이루어지는 일인지 의문이 들기 때문이다. '6일 밤'을 떠나서도 '사드의 주한미군 배치를 전격 전개했다' 자체가 자연스러운 표현이 아니다. '주한미군에 사드를 전격 배치했다' 또는 '주한미군에 사드를 전격 전개했다'라고 하면 될 일이다. 그렇게 할 경우 사드의 일부에 불과한 발사대 2대가 오산에 도착한 것을 두고 '사드를 배치했다', '사드를 전개했다'라고 할 수 있을지가 문제가 된다. 6일 밤에 일어난 일은 사드를 구성하는 데 필요한 발사대 2대가 오산 공군기지에 도착한 것이다. 이를 가리켜 '사드의 주한미군 배치를 전격 전개했다'라고 한 것은 과장된 표현이 아닐 수 없다. 사실 그대로 기술해야 마땅하다. 다음은 그 대안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