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글다듬기] 필요한 성분 생략되면 뜻 헤아리기 어려워

by 김세중

필요한 성분이 생략되면 뜻을 헤아리기 어렵다


민주당이 지지율 1위인 것은 탄핵 정국의 반사이익을 본 것이다. 민주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우리 안보보다 중국 안보를 더 걱정하고, 중국의 치졸한 보복도 우리 잘못 때문이라고 비난하라는 것은 아닐 것이다.

0325 ㅈ일보


'민주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우리 안보보다 중국 안보를 더 걱정하고, 중국의 치졸한 보복도 우리 잘못 때문이라고 비난하라는 것은 아닐 것이다.'는 여러 번 되풀이해서 읽어야 뜻을 이해할까 말까 한 난해한 문장이다. 한번에 쉽게 글쓴이가 말하려고 하는 바를 파악하기 어렵다. 그 이유는 접속이 되어 있는데다 '비난하라는'처럼 목적어가 있어야 하는 동사를 쓰면서 목적어를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글쓴이는 민주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민주당에 지지를 보내는 이유가 무엇인지에 대해 추측하고 있다. 그러면서 '비난하라는'이라고 했는데 '--' 때문에 명령의 의미가 들어 있다. 그렇다면 누가 누구에게 무엇을 하라고 명령하는지가 드러나야 한다. 비난의 주체는 민주당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문제는 민주당이 누구를 비난하라는 것인지가 나타나 있지 않다. 민주당이 대한민국 정부를 비난하라는 것인지 미국을 비난하라는 것인지, 양자를 동시에 비난하라는 것인지 알 수 없다. 어떻든간에 목적어를 밝혀주어야만 그나마 문장의 뜻이 드러날 것이다. 다음은 표현을 다듬어 본 것이다. 글쓴이의 머릿속에만 있고 문장에 나타나지 않는다면 소용이 없다.


민주당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우리 안보보다 중국 안보를 더 걱정하고, 중국의 치졸한 보복도 우리 잘못 때문이라고 정부를 비난하라는 아닐 것이다.



좀 더 간결한 표현을


덩치가 훌쩍 커진 중국을 상대로 어르고 달랠 수 있는 나라는 미국밖에 없는 게 국제사회의 냉혹한 현실이다.

0325 ㅈ일보


위 문장에서 '상대로'는 없어도 그만인 말이다. 없어도 되는 말을 굳이 쓴다면 군더더기일 뿐이다. 간결하게 쓸수록 좋다.


덩치가 훌쩍 커진 중국을 어르고 달랠 수 있는 나라는 미국밖에 없는 게 국제사회의 냉혹한 현실이다.



품격 있는 말을 기대한다


이렇게 심의기관의 제재에 콧방귀를 뀌며 방송질서를 어지럽혔는데도 방통위는 따로 청문회까지 열어가며 티브이조선에 재승인이라는 선물을 내주었다. ‘종편에 놀아나는 방통위’라는 말을 들어도 싸다.

0325 ㅎ신문


신문의 사설은 그에 걸맞게 품격 있는 표현을 써야 함은 물론이다. '~도 싸다'는 주로 대화에서 많이 쓰이는 말로 논리를 정연하게 펴서 주장을 펼쳐야 하는 사설에는 잘 어울리는 표현이 아니다. '말을 들어도 싸다'보다는 '말을 들어 마땅하다'라고 하거나 '말을 들어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라고 하는 것이 사설에 어울린다. '놀아나는'도 품격 있는 표현이 아니며 '휘둘리는' 정도가 나아 보인다.


‘종편에 놀아나는 방통위’라는 말을 들어 마땅하다.


‘종편에 놀아나는 방통위’라는 말을 들어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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