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글다듬기] 압축에도 한계가 있다

by 김세중

적확한 단어를 쓰면 이해가 더 빠르다


전남 출신인 이 후보자의 총리 지명은 문재인 정부의 탕평 의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인사다. 야당도 쉽게 반발하기 어렵다. 그렇지만 발목 잡기와 자료 제출은 다른 문제다. 검증에 기본적으로 필요한 자료 제출 요구를 거부하는 건 국회의 권위와 법치주의에 도전하는 행위로 비판받아 마땅하다.

0525 ㅈ일보


'발목 잡기자료 제출은 다른 문제다'라고 했는데 발목 잡기는 국회의원인 청문회 위원들, 특히 야당의원들의 행위를 가리킨다. 자료 제출은 국회의원의 요구에 따라 인사 청문 대상이 된 이들이 하는 행위다. 발목 잡기는 안 되지만 후보자 검증을 위해 자료 제출 요구를 하는 것은 필요하다는 말을 하는 중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발목 잡기자료 제출은 다른 문제다'라고 하기보다는 '발목 잡기자료 요구는 다른 문제다'라고 해야 뜻이 더 선명하게 드러날 것이다. 독자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발목 잡기와 자료 요구는 다른 문제다.



압축에도 한계가 있다


과거 정권의 정책이거나 대선후보의 공약이라는 이유로 성과연봉제 자체를 무작정 없애자는 태도는 합리적 개혁과 어울리지 않는다.

0525 ㅈ일보


'과거 정권의 정책이거나 대선후보의 공약이라는 이유로'라고 했는데 '과거 정권의 정책'과 '대선후보의 공약'이 동등하게 접속되었다. 그런데 과거 정권의 정책은 '성과연봉제 시행'이고 대선후보의 공약은 '성과연봉제 폐지'여서 정반대되는 내용이다. 따라서 '과거 정권의 정책이거나 대선후보의 공약이라는 이유로'라고 해서는 안 된다. 위 문장은 마치 성과연봉제가 대선후보의 공약인 것처럼 읽힌다. 성과연봉제 폐지가 대선후보의 공약이었는데도 말이다. '과거 정권의 정책에 관한 대선후보의 공약이라는 이유로'라고 하거나 아예 풀어서 '과거 정권의 정책인 성과연봉제의 폐지가 대선후보의 공약이라는 이유로'라고 해야 할 것이다. 아마 지면 제약 때문에 압축하다 보니 위 문장과 같이 썼겠으나 압축에도 한계가 있다. 한계를 넘으면서까지 줄여서는 안 된다.


과거 정권의 정책에 관한 대선후보의 공약이라는 이유로 성과연봉제 자체를 무작정 없애자는 태도는 합리적 개혁과 어울리지 않는다.


과거 정권의 정책인 성과연봉제의 폐지가 대선후보의 공약이라는 이유로 성과연봉제 자체를 무작정 없애자는 태도는 합리적 개혁과 어울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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