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글다듬기] 자연스러운 호응을 위하여

by 김세중

자연스러운 호응을 위하여


문 대통령은 틈날 때마다 소통과 협치를 외쳐왔다. 소통과 협치는 대통령이 편하고 유리한 대목에서만 하는 게 아니라, 본인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야당에 도움을 요청할 때 진정성이 입증된다.

0612 ㅈ일보


'소통과 협치는 대통령이 편하고 유리한 대목에서만 하는 게 아니라'라고 나온 이상 당연히 어떤 때에 하는 것이 옳은지가 나올 것이 기대된다. 그러나 뒤이어 나온 말은 '본인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야당에 도움을 요청할 때 진정성이 입증된다'로서 어떤 경우에 소통과 협치를 해야 한다는 것인지가 나와 있지 않다. '본인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야당에 도움을 요청할 때 진정성이 입증된다'는 '소통과 협치는'과는 호응하지만 '대통령이 편하고 유리한 대목에서만 하는 게 아니라'와는 호응하지 않는다. '본인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야당에 도움을 요청할 때 해야'처럼 '해야'를 넣어 줘야 앞말과 호응이 이루어진다. 그렇게 하지 않고 '진정성이 입증된다' 대신 '진정성 있게 해야 한다'라고 할 수도 있다.


소통과 협치는 대통령이 편하고 유리한 대목에서만 하는 게 아니라, 본인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야당에 도움을 요청할 때 해야 진정성이 입증된다.


소통과 협치는 대통령이 편하고 유리한 대목에서만 하는 게 아니라, 본인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야당에 도움을 요청할 때 진정성 있게 해야 한다.



어미 잘 선택해야 자연스러운 연결이 된다


하지만 국정기획위 김연명 사회분과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나온 얘기는 좀 실망스럽다"고 했다. 한 자문위원은 "한국경영자총협회처럼 얘기한다"고 질책했다. 당황한 중소기업 대표들이 "대통령의 공약을 부정하려는 게 아니다" 말문을 닫았다고 한다.

0612 ㅈ일보


'당황한 중소기업 대표들이 "대통령의 공약을 부정하려는 게 아니다" 말문을 닫았다고 한다.'에는 인용이 들어 있는데 인용을 하면서 어미를 '-고'를 썼고 뒤이어 '말문을 닫았다'가 나왔다. '대통령의 공약을 부정하려는 게 아니다' 자체가 말문을 닫는 것이 아니다. 그 말을 마지막으로 말문을 닫은 것이다. 그럴 경우에 어미 '-고'는 적절하지 않다. '-고'는 '~고 말했다', '~고 주장했다', '~고 지적했다'처럼 앞의 말에 대한 설명이 뒤이어 나와야 정상적이다. 위 예는 그렇지가 않다. 따라서 '-고'가 아니라 '-며'나 '-면서'가 쓰여야 한다. 그래야 뜻이 선명하게 이해된다.


당황한 중소기업 대표들이 "대통령의 공약을 부정하려는 게 아니다" 말문을 닫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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