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05 ㅈ일보
위에서 '거기', '이런', '그런', '그렇게'는 모두 지시어다. 무엇인가를 가리키는 말이다. 이런 지시어는 무엇을 가리키는지 독자가 앞 부분을 읽어보고 찾아서 이해해야 한다. 쉽게 찾아질 때는 문제가 없지만 잘 찾아지지 않을 때는 독해에 어려움을 느낄 수밖에 없다. '거기'는 '대화' 또는 '충돌'을 가리킴이 분명하다. '이런'은 '핵보유국으로 인정받은 후 미국과 직접 거래를 시도할'을 가리킬 것이다. 마지막의 '그렇게'는 그리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그렇게'가 무엇을 가리키는지 콕 집어서 말하기 어렵다. 문제는 '거기', '이런', '그렇게'가 한 문장 안에서 연이어 사용됨으로써 독해를 매우 힘들게 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마지막의 '그렇게'는 무엇을 가리키는지 명료하지 않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지시어가 골고루 사용된 마지막 문장은 차라리 없는 편이 낫다. 뜻이 분명하지 않을 바에는 굳이 있어야 할 까닭이 없다.
0705 ㅈ일보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한과 대화하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이라고 했는데 '한·미 정상회담'은 이미 끝난 일이다. 그런데 '북한과 대화하겠다는'이 이어졌다. '하겠다는'은 앞으로 있을 일을 가리킨다. '한·미 정상회담에서'와 호응하지 않는다. '한·미 정상회담에서'와 호응하는 말은 '북한과 대화하겠다고 한'이다. 호응이 어긋나면 문장은 어그러지고 만다. 뜻을 파악하기도 어렵게 된다.
0705 ㄷ일보
연결어미 '-자'는 '이다'의 어간인 '이-' 뒤에 붙어 쓰이면 그 뒤에 다시 '-이다'가 와야 한다. 이를테면 '그는 수학자이자 철학자이다' 같은 예가 그러하다. 그런데 위에서는 '전환이자' 뒤에 '-이다'가 오지 않았다. 호응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다. 따라서 '-이자'를 쓸 맥락이 아니다. '전환이자' 대신 '전환이며'라고 하는 것이 한 대안이다. '이며' 뒤에는 '이다'가 꼭 오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0705 ㄷ일보
'정권의 검찰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불식시키는 길이 살아있는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는 공정한 수사밖에 없다.'와 '정권의 검찰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불식시키는 길은 살아있는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는 공정한 수사밖에 없다.'의 차이는 조사를 '이'를 썼느냐 '은'을 썼느냐뿐이다. '~ 우려를 불식시키는 길은'이라 하지 않고 '~ 우려를 불식시키는 길이'라고 한 것은 매우 뜻밖이다. 의외일 뿐 아니라 독해를 어렵게 한다. '은'이라고 했다면 쉽게 이해할 것을 '이'라고 함으로써 뜻을 파악하기 위해 여러 번 읽게 만든다. 보조사 '은'을 써야 할 때는 아낌 없이 써야 한다. 아예 어순을 바꾸어 '살아있는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는 공정한 수사만이 정권의 검찰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불식시키는 길임을'이라고 할 수도 있다. 쉽게 뜻을 파악할 수 있게 쓰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