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글다듬기] 지시어 남용 바람직하지 않아

by 김세중

지시어 남용 바람직하지 않아


북은 앞으로 미사일 발사 시험을 계속하고 6차 핵실험도 하려 들 것이다. 설마 설마 하다가 결국 ICBM 무장을 했다고 협박하는 상황까지 왔다. 북은 앞으로 긴장을 극단까지 밀어붙여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인정받은 후 미국과 직접 거래를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 대화든 충돌이든 거기까지 가는 과정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북의 이런 시도는 예정된 절차라고 봐야 한다. 태영호 전 공사를 비롯한 고위 탈북자들이 수십 번 했던 얘기이다. 그런 걸 우리만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0705 ㅈ일보


위에서 '거기', '이런', '그런', '그렇게'는 모두 지시어다. 무엇인가를 가리키는 말이다. 이런 지시어는 무엇을 가리키는지 독자가 앞 부분을 읽어보고 찾아서 이해해야 한다. 쉽게 찾아질 때는 문제가 없지만 잘 찾아지지 않을 때는 독해에 어려움을 느낄 수밖에 없다. '거기'는 '대화' 또는 '충돌'을 가리킴이 분명하다. '이런'은 '핵보유국으로 인정받은 후 미국과 직접 거래를 시도할'을 가리킬 것이다. 마지막의 '그렇게'는 그리 쉽게 이해되지 않는다. '그렇게'가 무엇을 가리키는지 콕 집어서 말하기 어렵다. 문제는 '거기', '이런', '그렇게'가 한 문장 안에서 연이어 사용됨으로써 독해를 매우 힘들게 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마지막의 '그렇게'는 무엇을 가리키는지 명료하지 않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지시어가 골고루 사용된 마지막 문장은 차라리 없는 편이 낫다. 뜻이 분명하지 않을 바에는 굳이 있어야 할 까닭이 없다.


북은 앞으로 미사일 발사 시험을 계속하고 6차 핵실험도 하려 들 것이다. 설마 설마 하다가 결국 ICBM 무장을 했다고 협박하는 상황까지 왔다. 북은 앞으로 긴장을 극단까지 밀어붙여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인정받은 후 미국과 직접 거래를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



호응이 이루어져야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한과 대화하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로 응답했다.

0705 ㅈ일보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한과 대화하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이라고 했는데 '한·미 정상회담'은 이미 끝난 일이다. 그런데 '북한과 대화하겠다는'이 이어졌다. '하겠다는'은 앞으로 있을 일을 가리킨다. '한·미 정상회담에서'와 호응하지 않는다. '한·미 정상회담에서'와 호응하는 말은 '북한과 대화하겠다고 한'이다. 호응이 어긋나면 문장은 어그러지고 만다. 뜻을 파악하기도 어렵게 된다.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한과 대화하겠다고 한 문재인 대통령에게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로 응답했다.



'-이자'는 뒤에 호응하는 말 따라야


북한이 주장하는 ICBM이 핵탄두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까지 성공했는지 여부는 검증이 필요한 대목이지만 ‘핵보유국 북한’에 이은 ‘ICBM 보유국 북한’의 등장은 한반도 정세의 패러다임 전환이 이에 따른 대응도 근본적인 수정을 요구하고 있다.

0705 ㄷ일보


연결어미 '-자'는 '이다'의 어간인 '이-' 뒤에 붙어 쓰이면 그 뒤에 다시 '-이다'가 와야 한다. 이를테면 '그는 수학자이자 철학자이다' 같은 예가 그러하다. 그런데 위에서는 '전환이자' 뒤에 '-이다'가 오지 않았다. 호응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다. 따라서 '-이자'를 쓸 맥락이 아니다. '전환이자' 대신 '전환이며'라고 하는 것이 한 대안이다. '이며' 뒤에는 '이다'가 꼭 오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북한이 주장하는 ICBM이 핵탄두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까지 성공했는지 여부는 검증이 필요한 대목이지만 ‘핵보유국 북한’에 이은 ‘ICBM 보유국 북한’의 등장은 한반도 정세의 패러다임 전환이 이에 따른 대응도 근본적인 수정을 요구하고 있다.



보조사는 필요할 때는 써야


검찰 개혁은 궁극적으로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다. 개혁은 이뤄져야 하지만 그 결과가 ‘국민의 검찰’이 아니라 ‘문재인 검찰’로 귀결된다면 말짱 도루묵이다. 문 후보자는 검찰 개혁에 대한 기대에 부응하는 한편 정권의 검찰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불식시키는 길 살아있는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는 공정한 수사밖에 없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0705 ㄷ일보


'정권의 검찰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불식시키는 길 살아있는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는 공정한 수사밖에 없다.'와 '정권의 검찰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불식시키는 길 살아있는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는 공정한 수사밖에 없다.'의 차이는 조사를 ''를 썼느냐 ''을 썼느냐뿐이다. '~ 우려를 불식시키는 길'이라 하지 않고 '~ 우려를 불식시키는 길'라고 한 것은 매우 뜻밖이다. 의외일 뿐 아니라 독해를 어렵게 한다. '은'이라고 했다면 쉽게 이해할 것을 '이'라고 함으로써 뜻을 파악하기 위해 여러 번 읽게 만든다. 보조사 '은'을 써야 할 때는 아낌 없이 써야 한다. 아예 어순을 바꾸어 '살아있는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는 공정한 수사만이 정권의 검찰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불식시키는 길임을'이라고 할 수도 있다. 쉽게 뜻을 파악할 수 있게 쓰는 것이 중요하다.


문 후보자는 검찰 개혁에 대한 기대에 부응하는 한편 정권의 검찰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불식시키는 길 살아있는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는 공정한 수사밖에 없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문 후보자는 검찰 개혁에 대한 기대에 부응하는 한편 살아있는 권력의 눈치를 보지 않는 공정한 수사만이 정권의 검찰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불식시키는 길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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