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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다듬기] 서술어와 목적어는 서로 맞는 것끼리

by 김세중

서술어와 목적어는 서로 맞는 것끼리


그걸 기초연금 50% 증액하고 건강보험 보장성을 급격하게 확대하니 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0814 ㅈ일보


'보장성'은 '보장'에 '성(性)'이 붙은 말인데 국어사전에는 아직 올라 있지 않다. '보장성 보험' 같은 말이 이미 꽤 오래 전부터 쓰였으므로 '보장성'은 단어로서 위치를 굳혔다고 볼 수 있다. 보장성 보험은 저축성 보험과 상대되는 개념으로 쓰이고 있다. 문제는 위 예에서 '보장성을 급격하게 확대하니'라고 했는데 '보장성을 확대하다'가 적절하냐이다. '보장성'은 일종의 성질이다. 성질 또는 특성은 확대하지 않고 강화한다고 하는 게 맞다. 아예 '성'을 빼고 '보장을 급격하게 확대하니'라고 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서술어와 목적어는 의미상 서로 맞는 것끼리 연결시켜야 한다.


그걸 기초연금 50% 증액하고 건강보험 보장을 급격하게 확대하니 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그걸 기초연금 50% 증액하고 건강보험 보장성을 급격하게 강화하니 비용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수식어와 피수식어도 서로 맞는 것끼리


더욱이 북한은 의도적인 일촉즉발 긴장을 통해 내부 결속을 모색해야 할 처지다.

0814 ㅈ일보


'의도적인 일촉즉발 긴장을 통해'에서 '의도적인'이 '긴장'을 꾸미고 있다. '긴장'은 '마음을 조이고 정신을 바짝 차림' 또는 '정세나 분위기가 평온하지 않은 상태'로서 전자의 뜻으로 썼다면 '의도적인 긴장'이 가능하지만 문맥을 보건대 후자의 뜻으로 썼다고 여겨진다. 즉 행동이 아니라 상태의 의미로 '긴장'을 쓴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의도적인 긴장'이 아니라 '의도적인 긴장 조성'이나 '의도적인 긴장 분위기 조성'이라고 해야 자연스럽다. 수식어와 피수식어는 의미상 서로 맞는 것끼리 연결시켜야 한다.


더욱이 북한은 의도적인 일촉즉발 긴장 조성을 통해 내부 결속을 모색해야 할 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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