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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다듬기] 주어와 서술어는 호응해야

by 김세중

주어와 서술어는 호응해야


유무죄의 갈림길은 이 부회장 측의 행위가 뇌물공여인지, 아니면 공갈·강요의 피해자인지에 달렸다.

0825 ㅈ일보


위 예에서 '공갈·강요의 피해자인지'는 '피해자'가 사람이기 때문에 주어가 '이 부회장'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있어야 할 '이 부회장이'가 없다. 따라서 주어를 보충해 넣든지 그렇게 하지 않는다면 '공갈·강요의 피해자인지'를 '이 부회장 측의 행위가'에 어울리도록 바꾸어야 한다. '공갈·강요의 결과인지' 또는 '공갈·강요에 따른 것인지'가 대안이다.


유무죄의 갈림길은 이 부회장 측의 행위가 뇌물공여인지, 아니면 공갈·강요의 결과인지에 달렸다.


유무죄의 갈림길은 이 부회장 측의 행위가 뇌물공여인지, 아니면 공갈·강요에 따른 것인지에 달렸다.



꾸미는 말과 꾸밈을 받는 말은 호응해야


최씨의 딸 정유라씨에 대한 승마 지원과 미르·K스포츠재단에 대한 출연 등은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건네진 뇌물이라는 게 특검의 입장이다. 이 부회장 측은 “증거가 전혀 없는 짜맞추기식 수사”라며 전면 무죄를 주장한다. 부정한 청탁이나 뒷거래가 아닌 강압에 따라 어쩔 수 없이 냈다는 것이다.

0825 ㅈ일보


'부정한 청탁이나 뒷거래가 아닌 강압 '은 '부정한 청탁이나 뒷거래가 아닌 '이 '강압'을 꾸미는 구조다. 그런데 의미상 '부정한 청탁이나 뒷거래가 아닌' 이 '강압'을 꾸밀 수 없다. 따라서 어떻게든 다듬지 않으면 안 된다. 간단한 방법은 '부정한 청탁이나 뒷거래가 아니라'로 바꾸는 것이다. 주어가 생략되었지만 앞에 나오는 '승마 지원', '출연' 등으로 독자는 이해할 수 있다. '아닌'을 그대로 두고 그 뒤를 바꾸는 방법도 있다. '냈다는 것이다'를 '낸 것이라는 주장이다'라고 하면 된다. '아닌'이 '것'을 꾸미게 되어 문제가 해소된다.


부정한 청탁이나 뒷거래가 아니라 강압에 따라 어쩔 수 없이 냈다는 것이다.


부정한 청탁이나 뒷거래가 아닌, 강압에 따라 어쩔 수 없이 낸 것이라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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