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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다듬기] 문맥에 어울리는 말이라야

by 김세중

문맥에 어울리는 말이라야


북 발사체에 대해 우리와 미국의 판단이 다를 수 있다. 이럴 때 미국과 긴밀한 정보 교환 및 협의를 통해서 도발의 내용과 의도를 밝혀왔다. 그런데 현 정부 출범 후 일각에선 북의 위협을 낮춰 보려는 우리 정부와 미국 간의 정보 공조가 원활하지 않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이게 만약 이번 사태의 원인 중 하나라면 우려해야 할 일이다.

0829 ㅈ일보


'아' 다르고 '어' 다르다는 말이 있다. 위 글에서 '우려해야 할 일이다'라고 했는데 '우려해야 할'이 뜨악한 느낌을 준다. 위 글은 ''北 미사일은 방사포' 靑 발표 진상 규명해야'라는 제목의 사설 한 대목이다. 북이 무언가를 동해쪽으로 발사했는데 청와대가 즉각 방사포로 추정된다고 했고 이틀 후 국방부가 발사체는 미사일로 판단된다고 발표하여 혼선이 빚어진 데 대해 비판한 논설이다. 우리 정부가 북의 위협을 낮춰 보는 것은 문제라는 건데 '우려해야 할'은 너무 약하고 한가한 느낌을 준다. '우려하다'는 '근심하거나 걱정하다'라는 뜻이다. 그런데 '~해야 할'이라고 함으로써 앞으로 그러해야 할 거라고 말했다. 우리 정부와 미국 간의 정보 공조가 원활하지 않음은 지금 당장 걱정할 일이지 앞으로 걱정해야 할 일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우려해야 할 일'보다는 '우려스러운', '매우 우려스러운' 같은 말이 문맥에 더 어울린다.


이게 만약 이번 사태의 원인 중 하나라면 우려스러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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