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JOEY Mar 15. 2024

상승장을 대하는 바람직한 투자철학

불확실성에 대한 최선의 결론은 어디에서 나오는가

(2월 15일에 작성, 재업로드)


2024년 2월, 비트코인은 긴 하락장의 침묵을 깨고 5만 달러를 수복하는 기염을 토했다.

작년부터 꾸준히 세간의 주목을 받았던 현물 ETF의 승인과 함께 많은 기관들의 진입이 이뤄낸 성과라는 것이 주류 언론의 입장이다.


워렛 버핏의 회사 버크셔 해서웨이의 시가총액을 제친 비트코인은 1.2조 달러 규모의 메타(구 페이스북)를 바짝 붙어 추격하고 있다. 이제 비트코인을 막을 악재는 모두 사라진 것처럼 보이기까지 한다.


이런 격변의 시장에서 나의 자산을 지키고 다가오는 기회를 살리려면 상승장일수록 투자철학에 대한 고찰과 겸손함이 중요하다.


이미지: Why investors should stay invested during market volatility | iShares - BlackRock


인간이란 동물은 투자에 합리적이지 못하다. 비트코인은 투자하지 않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가격의 변화가 심해 보이지만, 코인 투자를 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비트코인의 변동성에 쉽게 질려버리고 만다.


그에 반해 변동성이 10배에서 100배까지도 쉽게 움직이는 잡코인들의 경우 당장의 즐거움을 준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개인의 투자철학이 완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뛰어드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사기, 도박에 쉽게 빠진다.


그렇다면 투자철학은 어떻게 성숙하여 가는가? 투자철학은 궁극적으로 "왜?"라는 질문에 답을 하는 과정에서 점진적으로 쌓여나간다.


투자 초기에는 아는 것이 없으니 돈을 잃을 수 있다. 하지만 여기서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지며 가치를 배워 나간다면 발전을 이룰 수 있다.


비트코인을 처음 접한다면 비트코인은 무엇인지, 내가 왜 투자를 하는지와 같은 기초적이지만 심오한 질문으로 시작해, 비트코인의 작동 방식과 그 기술 속에 담긴 철학 등에 관한 미시적인 고찰을 더하여 자신만의 가치관으로 승화시킬 수 있다.


이미지: Bayes' Theorem: What It Is, Formula, and Examples

베이지안 추론은 이러한 가치관을 형성해 나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철학적이자 통계학적인 도구라고 할 수 있다.


가령 비트코인에 대해서 무지한 상태라면 비트코인이 사기인지에 대한 가능성을 5:5로 놓을 수 있다.


하지만 새롭게 알게 되는 지식을 통해서 이 가능성에 대한 믿음의 정도를 조절하면, 흑백논리에서 벗어난 고찰을 할 수 있다.


이처럼 베이지안 추론은 잠정적으로 알지 못하거나 영원히 알기 어려운 결론에 대한 이성적인 접근을 도와준다.

이미지: John Stuart Mill | Biography, Philosophy, Utilitarianism, On Liberty, & Books | Britannica


베이지안 추론은 영국의 철학가 존 스튜어트 밀의 사상과도 연관 지을 수 있다.

그는 자기 저서[자유론]에서, 자신이 진리라고 생각하는 무언가가 있다면, 그 진리로 하여금 최대한 많은 반론을 경험하게 하는 것이 본인과 사회에게 이득이라고 서술했다.


이를 베이지안 추론과 연결하면, 아무리 반론이라 할지라도 특정 주장에 대한 새로운 지식은 정답의 밑거름이 되며, 불확실성에 대한 최선의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는 주장으로 이어진다.


비트코인을 공부해 나가는 과정에서 위와 같은 형태의 고찰이 부재할 경우 극단적으로 자신이 비트코인에 대해 모든 것을 알고 있는 것 같다는 착각 상태에 빠진다.


이는 상승장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나는데, 그 예시를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막을 올린 비트코인 블록 크기 논쟁에서 찾을 수 있다.


이미지: Bitcoin Blocksize War 2.0 by Johnwege | Coinmonks | Medium


비트코인이 1달러인 시절에 투자해서 200배 이상의 수익을 기록한 이들이 있었다. 이들은 각각 비트코인에 대한 자신만의 철학이 있었다.


크게 검열 저항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쪽과 빠르고 저렴한 글로벌 전송망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쪽으로 나뉘었는데, 양쪽 진영 모두 비트코인의 큰 상승은 자신들의 이론이 옳았기 때문에 이뤄졌다고 단언했다.


서로 상대 진영을 초심자, 자신을 전문가로 칭했기 때문에 이 논쟁은 갈등 속에 네트워크가 나눠지는 초유의 사태까지 이어지게 된다. 관련영상 (한국어 자막 있음)



비트코인에 대해 알고 있는 지식의 양보다 중요한 것은 그 명제들을 조합하는 개인의 가치관이다.

세상은 0과 1보다는 그사이 무수히 많은 스펙트럼으로 이루어져 있다.


모든 스펙트럼을 완벽하게 이해하지는 못할지라도 어떠한 결론에 대해 탐구하는 과정에서 투자 철학은 성숙해 간다.


이러한 겸손한 투자 철학은 이성적인 판단을 통해 자산을 대하는 그릇을 키워주는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골드러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