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을 처음 접하는 당신에게

권두언: 비트코인은 무엇일까?

1995년 미국의 내과 의사 더글라스 잭슨은, 미국의 대공황을 비롯한 많은 경제적 문제가 금 태환을 정지하고 중앙은행 중심 체제로 경제 모델을 전환한데서 비롯되었다고 여겼고

인터넷을 활용하여 더욱 자유롭고 급진적인 금융 제도를 정착시키고자 “E-Gold" 라는 이름의 금본위 가상화폐를 발행하였다.

매커니즘은 매우 명료했는데, 고객이 실물 금이나 돈을 기업으로 부쳐 예치하면, 기업은 그에 상응하는 실물 금을 구입하여 미국과 두바이에 보관하고, 고객의 온라인 계좌에는 E-Gold 를 충전해 주는 방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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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실제 금을 통해 거래하는 것과 달리 진위 여부를 판가름하지 않고 편하게 쪼개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졌으며

각 국가의 통화 환전 및 전송 수수료를 생략할 수 있고, 소액 결제까지 가능한 혁신적 시스템이었기에 당대의 사용자들에게 큰 주목을 받게 되었다.

게다가 당시 각국의 통화 정책으로 인해 원자재 가격이 치솟고 있던 상황까지 겹쳐, E-Gold 의 수요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해 2006년 무렵에는 거대 금융 플랫폼인 Paypal 에 버금갈 정도로 성장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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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렇듯 성공 가도를 달리던 E-Gold는, 미국 정부에 의해 하루아침에 몰락하고 만다.

잭슨은 E-Gold의 운영 방식이 투명하고 건전한 금융 제도를 위한 것임을 증명하고자 정부와 수사 기관에 적극적으로 자료를 제공하며 협조하였다.

하지만 2007년 4월, 미 법무부는 잭슨을 자금 세탁 방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하였고, 모든 계좌는 동결되었으며, 결과적으로 그의 사업은 완전히 청산당했다.

실제로 E-Gold 의 거래 장부상에서는 일부 사용자가 이를 테러 자금 조달, 불법 세탁, 아동 음란물 구입 등에 사용한 정황이 발견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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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잭슨이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며 불법적인 거래를 방조하지 않았다는 것을 어필하기 위해 의심이 가는 거래자들의 명부를 제공한 것은, 명백히 기업으로서 고객과의 신뢰를 저버린 것이므로 시대적, 개념적 한계가 드러났음을 부정하기 어렵다.

그러나 이 사업이 완전히 청산당해 몰락하게 된 데에는 국가의 독점적 화폐 발원권을 지키기 위한 견제 의도가 다분하였음을 부정하기 어렵다.

E-Gold 사업의 자문을 맡았던 전 조지아 대학교의 경제학 교수 리처드 팀버레이크는 E-Gold의 완전한 몰락 배경이 “화폐의 정부 독점 권한에 대한 도전” 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비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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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잭슨의 재판 결과가 알려진 2008년 가을, [비트코인: 개인 대 개인 전자 화폐 시스템] 이라는 8장짜리 논문이 세상에 등장했다.

작성자는 사토시 나카모토라는 익명의 개발자로, 그는 여기에서 기존의 E-Gold 가 가지고 있던 모든 약점을 보완한 새로운 형태의 전자 화폐를 제시하였다.

정부가 금을 동결할 수 없도록 금을 근간으로 하지 않고, 압수 수색에 대항하기 위해 중앙 서버를 두지 않으며, 개발자가 익명이므로 기소할 주체조차 없다.

상상조차 버거운 급진적인 시스템이지만, 결국 그것은 사용자들의 수요에 의해 비트코인이라는 이름으로 실현되었다.

비트코인은 지금까지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개념이므로, 머릿속에 무수히 많은 물음표를 떠오르게 할 수 밖에 없다.

그렇기에 단순히 비트코인을 기술적으로 납득하는 것을 넘어서 지정학, 경제학, 인문학적 측면에서 바라보려는 시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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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비트코인 변증] 시리즈를 통해, 앞으로 생소하지만 가치있는 비트코인의 이야기를 함께 나눠보고자 한다.

참고로, 각각의 인스타그램 피드에 남겨진 넘버링은 읽는 순서를 고려한 것이다. (2월7일 인스타그램 업로드)

글은 언제나 쓰여진 곳에서 끝나지만, DM 으로 질문을 남기면 부족하나마 더 많은 경험과 가치를 나눌 수 있도록 할 요량이다.

It's Time for Plan "₿"